[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삼성전자(005930) 창립 55년만에 첫 파업 파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품 생산에 차질도 없었으며 첫날 신청한 연차 사용자 수는 지난해 징검다리 연휴 때보다 적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삼성전자 측은 파업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충일과 주말사이에 낀 이날 연차 사용자 수는 지난해 징검다리 연휴가 가능했던 6월5일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삼성전자 측은 이번 파업 연차 사용자 수가 지난해 징검다리 연휴 때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그보다 줄어든 것입니다. 삼성전자 측은 구체적인 연차 사용자 수나, 감소율 등을 공개할 수 없으나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습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는 2만8000여 명으로, 이들이 파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경우 연차 사용자 수가 전년 대비 늘어날 가능성은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지난해보다 사용자가 줄어들면서 조합원의 파업 참가 여부는 알기 어려워졌습니다. 전삼노 측도 조합원 자의에 의해 파업 참여가 결정됐으면 한다는 취지로 참여 인원을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히려 이번 연차 파업으로 인해 파업과 상관없이 연차를 쓰는 이들의 마음만 무겁게 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존에 징검다리 연휴를 즐기기 위해 연차를 사용했던 이들이 파업 동참으로 여겨질까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외부에서 파업을 보는 시선 대비 내부에서는 매우 조용한 분위기라는 전언이 나옵니다.
지난해보다 적은 인원이 쉬게 되면서 생산 차질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첫 파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파업 참여자 수가 많지 않은 데다 연차 파업으로 얻으려는 목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삼노가 파업으로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징검다리연휴 일을 택한 이유도 모르겠다"며 "언론에서 많이 다뤄진 것 자체만으로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참여가 저조해 의미가 크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이슈 몰이와 첫 파업이라는 상징성 측면에서는 성공을 거뒀지만 그 이상의 의미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대신 전삼노의 강성화 가능성은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현재 전삼노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에 속해 있습니다. 하지만 전삼노 집행부가 강성 상급 노조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와 결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만약 민노총 산하로 소속을 바꾸게 되면 사측과 여러 사안을 놓고 충동할 일이 많아지게 됩니다.
한편, 전삼노와 사측은 지난달 28일 교섭 결렬 이후 재교섭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화가 재개되면 계속 교섭을 진행할 것"이라며 "교섭에 대한 의지는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