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산 복원' 담합 논란…'곤돌라 갈등' 기름부어

서울시, '남산 생태복원 계획' 용역을 수의계약으로 진행
반대운동 시민단체 "법적 문제제기 가능한지 확인 중"

입력 : 2024-07-16 오후 4:22:11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의 남산 생태복원 시도가 환경훼손 논란에 이어 담합 시비에도 휩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생태복원 계획을 짜는 용역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하기로 한 겁니다. 남산 생태복원은 '남산 곤돌라'와 병행하는 사업입니다. 서울시의 이번 수의계약 추진은 곤돌라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와의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가 발주한 '남산 생태환경 복원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지난달 28일 단독응찰로 인해 유찰됐습니다. 이후에는 수의계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6일 남산 위에 남산타워가 보인다. (사진=뉴스토마토)
 
단독입찰로 인해 유찰…또다시 수의계약
 
생태환경 복원사업은 남산 곤돌라 건설과 병행하는 사업입니다. 서울시는 '생태와 여가가 조화되는 남산'이라는 표어를 내세우며 곤돌라 사업과 생태환경 복원을 병행할 의지를 보여왔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생태환경 복원 계획을 수의계약으로 추진함에 따라 곤돌라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와의 갈등은 악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학부모연대·서울숲지키기운동본부·전국환경단체협의회·한국환경단체장협의회·종로환경감시단 등으로 이뤄진 '남산숲 지키기 범시민연대'는 16일 오전 서울시청 동편 인도에서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남산 곤돌라 사업을 즉각 취소하라는 내용입니다.
 
시위 후 한재욱 전국환경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생태복원 수의계약이 법적 문제제기가 가능한지 확인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이들은 남산 곤돌라 사업이 생태 환경을 해치고, 학습권을 침해한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곤돌라 노선에는 리라유치원, 숭의여대 부설유치원, 리라초, 숭의초, 리라아트고, 숭의여대 등이 인접해 있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곤돌라 운행에 따른 소음과 비산먼지 등 교육 문제를 거론하면서 지난 3월15일 곤돌라에 반대 의견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 조 교육감은 당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리라초등학교는 곤돌라 노선과 불과 75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며, 일부 구간의 경우 교실에서도 조망이 가능하다"며 "공사 중 발생할 소음과 비산먼지에 의한 학습환경 피해, 그리고 수목·수풀 훼손으로 인한 토사 유출 등 안전문제, 공사 후에는 관광객의 무분별한 촬영 등으로 학생들의 사생활 침해도 우려가 된다"고 했습니다.
 
반대 시민단체 "국감·법적 수단 동원"
 
그런데 7월부터는 새로운 쟁점이 생겼습니다. 남산숲 지키기 범시민연대는 남산이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곤돌라를 만드는 게 불법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겁니다. 아울러 이들은 곤돌라 건설을 수행하는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정해진 점에도 '짬짜미'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앞서 해당 계약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등 2차례 입찰에서 유찰됐습니다. 3월 진행한 3번째 입찰 때 한 업체가 단독 입찰을 했고, 서울시는 이곳과의 계약을 검토하는 중입니다.
 
'남산숲 지키기 범시민연대'가 16일 서울시청 동편 인도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 대표는 이날 시위에서 "이번 9월 국정감사에서는 (남산 생태복원 문제가) 반드시 올라갈 것"이라며 "(서울시가) 계속 (곤돌라) 프로세스를 진행한다면 가처분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불법에 대해서는 고소와 고발도 할 수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학습권 침해 최소화 방안 등을 이야기를 해줬지만 해당 단체가 똑같은 주장만 계속하고 있다"며 "수의계약도 적법한 절차"라고 설명했습니다. 도시자연공원구역에 대해서도 "변경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중에 문제제기가 나온 것"이라며 "(시설을) 벌써 만들었느냐.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서울시는 생태환경 복원 수의계약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지방계약법)' 시행령을 따른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시행령 제26조 2항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행정안전부가 고시로 정한 기간에 수의계약을 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경쟁입찰을 실시했는데 입찰자가 1인 뿐인 경우 재공고 입찰을 하지 않고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내용입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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