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롯데건설, 케미칼 보증 받은 회사채 안정성 문제없나

올 2월 롯데케미칼 지급보증으로 무보증사채 발행…2000억원 조달
롯데케미칼 회사채 EOD 사유 발생해 '지급의무자' 롯데건설에 영향 가능성
그룹 전방위 지원에 EOD 가능성 낮아…롯데건설 보유 현금도 8000억원 상회

입력 : 2024-12-0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9일 10:3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롯데건설이 발행한 일부 회사채가 모회사 롯데케미칼(011170)의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위기 영향으로 건전성을 위협받고 있다. 올해 초 롯데케미칼 보증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지만, 롯데케미칼의 재무 불안이 자회사에 옮겨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이 롯데케미칼의 문제 해결에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고, 유사시 롯데건설의 현금보유고도 충분해 실제로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뉴시스)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롯데건설 회사채 리스크로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2월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으로 2000억원 규모 제147회 무보증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 회사채는 1년물로 오는 2025년 2월7일 만기를 앞두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월 롯데케미칼 보증으로 2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 올 들어 다시 한번 보증을 받아 2000억원을 조달, 차환에 성공한 것이다. 올해 9월 기준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의 지분 44.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당시 선순위 무보증사채에 대한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이 ‘A+/부정적’이었던 것에 비해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이에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034950),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사는 해당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롯데케미칼과 같은 ‘AA/안정적’으로 부여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6월 이 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은 ‘AA/부정적’으로 부여했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결과다.
 
해당 회사채 발행 당시 인수계약서상 ‘지급의무자’는 롯데건설과 롯데케미칼이다. 두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의 EOD가 발생한다면, 2000억원 규모 제147회 회사채 역시 조기 상환 요구가 가능한 것으로 명시됐다.
 
롯데케미칼은 발행 회사채들의 EOD 위기에 처해 있다. 회사는 지난 2018~2023년 총 2조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투자자들에 △부채비율 200% 미만 △3개년 누적 이자보상배율 5배 이상 유지 등 재무건전성을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 이자비용이 과다해지면서 회사채 EOD 사유가 발생했다. 롯데케미칼의 EOD 발생 시 롯데건설이 발행한 회사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EOD 현실화 가능성 낮지만…자체 실적 개선 ‘시급’
 
시장에서는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EOD 현실화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기 진화를 위한 롯데그룹의 전방위적 지원이 본격 시작된 영향이 크다. 실제 롯데지주(004990)는 지난 27일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신용 강화 목적으로 그룹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키로 했다. 아울러 롯데그룹은 이날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계열사 21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또한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EOD 발생 시에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롯데건설의 재무 역량은 충분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급보증 구조상 롯데건설 발행 회사채에 롯데케미칼의 EOD 여부가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구조이지만, 그룹의 담보 제공 등 행보를 고려한다면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롯데건설의 11월 기준 현금보유고는 8000억원 이상으로 파악하고 있고,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수령할 잔금 등도 2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 연결 기준 롯데건설이 보유한 유동성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 8621억원이다. 또 같은 기간 매출채권과 기타채권 규모는 3조652억원에 달한다.
 
 
  
다만, 올해 3분기 들어 급격히 악화된 롯데건설의 수익성은 재무건전성 개선 속도를 더디게 하고 있다. 회사는 3분기 매출 2조275억원, 영업이익 5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매출 1조8077억원, 영업이익 1355억원) 대비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1년 새 7.5%에서 2.5%로 5%포인트 줄었다.
 
이로 인해 올 상반기 11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106억원)보다 증가한 영업이익은 3분기 누적 1631억원으로 약 5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올해보다 1조원 이상 적은 4조8747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누적 영업이익은 올해 보다 높은 2461억원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35.3%에서 올해 9월 217.1%로 17.2%포인트 감소했고, 총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32.8%에서 28.7%로 4.1%포인트 줄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 들어 착공, 분양 현장들이 크게 늘어나며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원가 투입량이 많아진 것”이라며 “건설업계 전반에 걸친 수익성 악화 탓에 3분기 영업이익률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회사채와 관련해선 롯데케미칼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당사 차원에서는 높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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