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7일 윤석열씨 체포가 무산된 데 대해 사과했습니다. 오 공수처장은 그러면서 "2차 영장 집행이 마지막 영장 집행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겠다"면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공조수사본부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오 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3일 윤씨 체포영장을 집행했는데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로 영장 집행이 무산됐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했습니다.
오 처장은 윤씨 체포가 실패한 데 대해 거듭 사과했습니다. 오 처장은 "사법부에 의해 정당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해 법치주의가 훼손되는 모습을 모이게 한 점에 대해서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국민에게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의 경과에 있어서 저희가 예측하지 못한 부분이 많이 발생했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윤씨 체포에 실패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7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 처장은 그러면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있어서는 그런 차질 없도록 매우 준비를 철저히 해서 최선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2차 영장 집행이 마지막 영장 집행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해서 2차 집행에 대해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공조본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12월31일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부터 윤씨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하지만 새해 3일 윤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고자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했으나 경호처와 군부대 인력 200명에 가로막혀 철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승 공수처 차장은 지난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3일 영장 집행 때 (경호처와 군부대) 200명이 스크럼을 짜고 있었는데 어떻게 저희가 그걸 뚫을 수 있겠느냐"라며 "공수처 인력은 다 해봤자 50명이다. 인력의 한계는 분명히 인정한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지난번 영장 집행 때 그 정도로 강한 저항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당연히 (경호처의) 협조를 기대했었다"라고 했습니다. 공수처가 영장 집행을 안일하게 생각하고 제대로 된 대응방안을 강구하지 않다가 윤씨 체포에 실패했다고 시인한 겁니다.
공수처가 영장 집행 기간을 느긋하게 흘려보낸 점 역시 지적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31일 윤씨 체포영장을 받아 놓고도 지난 사흘을 허비했다가 새해 3일에야 집행에 나섰습니다. 공수처는 3일 집행에 실패하고도 4일부터 영장 만료 시한인 6일까지 영장 재집행을 하지 않고 또 시간을 소모한 겁니다.
사후대처도 문제가 됐습니다. 공수처가 경찰에 윤씨 체포영장 집행을 일임하고, 집행을 지휘하겠다는 수를 냈지만 경찰의 반발을 산 끝에 계획을 철회하는 망신을 당한 겁니다. 앞서 공수처는 5일 '체포영장 및 수색영장 집행지휘' 공문 경찰 국수본에 보냈고, 경찰 국수본은 이튿날 아침 7시에 이를 접수했습니다.
그러나 백동흠 경찰 국수본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부단장은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내부적인 법률검토를 거쳐 공수처의 집행지휘 공문은 법률적 논란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습니다. 경찰 국수본은 "공수처와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라고 했지만, 경찰을 공수처의 심부름꾼으로 부리는 일에 거절 의사를 표명한 겁니다.
공수처는 6일 오후 3시50분쯤 "본건과 같이 중대한 사건의 수사에 작은 논란의 소지도 남기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 대해 경찰 국수본과 의견을 같이 한다"면서 "공조본 체제 아래 잘 협의해 영장 집행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경찰 국수본에 영장을 일임하겠다는 계획을 거둔 겁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