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미국과 조선업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에서 인도가 제2의 협력대상 국가가 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와 국내 조선업체가 쌍방향으로 서로의 현지 조선소를 찾는 등 탐색전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23년 인도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시운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가운데, 한화오션은 대표단을 꾸려 지난 13일 인도 현지 조선소를 찾았습니다. 지난해 말 인도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 조선소를 방문한 뒤 한달여 만에, 우리 조선사도 답사에 나선 것입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인도 조선시장에 대한 리서치 차원의 견학 방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인도 항만해운수로부의 쉬리 티케이 라마찬드란 차관보와 인도 최대 국영 조선사 코친조선소의 마두 나이르 CEO(최고경영자) 등 인도 조선업 대표단은, 작년 11월~12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각각 찾은 바 있습니다.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보유한 한국 조선업에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서입니다.
인도 정부는 오는 2047년까지 전 세계 5위의 조선업 국가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에 따라 현지에 조선 건조·유지보수 '클러스터'를 만든다는 전략입니다. 구체적으로 현재 1500척가량인 선대를 향후 2500대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파인엑스트라 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조선업 시장은 지난 2022년 9000만달러에서 오는 2033년 81억20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러나, 인도 현지 조선소는 현재 28곳에 불과해 건조 능력 확대가 필요합니다. 이같은 상황은 한국과 인도의 조선업 협력 가능성을 더 높여주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조선산업 진흥에 있어 필수요건 중 하나인 노동력이 수적으로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자국 제조업을 진작시키고자 하는 의지도 강해 향후 'K-조선' 진출에 있어 유망한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인도와 한국이 안정감 있게 조선업 협력을 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이 관계자는 “인도는 기후, 지리적 위치 등 물리적 요소 뿐 라니라 정부와 법적 규제, 사업 문화, 관행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한국과 이질성이 강하다"며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