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1년여간 이어진
한미약품(128940)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습니다. 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 일가의 분쟁 종식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전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지주사 지분을 대주주 4인 연합에 넘기면서부터 구체화 됐습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훈 전 대표는 킬링턴 유한회사에 주식 192만주를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주당 3만 5000원으로 주식 매각 금액은 총 672억원 규모입니다. 거래 종결일은 오는 28일 또는 당사자들이 별도로 합의하는 날입니다. 킬링턴은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기관으로 4인 연합 구성원입니다. 주식매도 계약 체결 후 4인 연합의 한미사이언스 우호 지분은 57.20%로 확대돼 지배력이 더욱 강화됐습니다.
반면 지난해 12월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보유하고 있던 한미사이언스 주식 5%를 한양정밀과 킬링턴에 매도하면서 지분율은 6.79%로 줄었고, 임종훈 전 대표의 지분율도 종전 대비 5%포인트 줄어 9.27%에 불과합니다.
그동안 임종윤 사내이사와 임종훈 전 대표를 주축으로 한 형제 진영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을 중심으로 뭉친 4인 연합이 팽팽히 맞섰지만,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5대5 균형이 깨지면서 균형추가 무너졌습니다. 지난 11일 형제 측 인사였던 사봉관 사외이사,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 사임하며 등기이사 수는 기존 10명에서 8명으로 줄었고, 그 결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4인 연합의 5대3 우위로 재편됐습니다. 같은 날 4인 연합 측과 형제 측이 6대 4 구도를 형성했던 한미약품 이사회도 남병호 사외이사가 사임하며 4인 연합 우세가 더욱 공고화됐습니다.
조직 개편 급물살, 3월 정기 주총 분수령
지난 13일 공시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임종훈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송영숙 회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습니다. 앞으로 4인 연합을 주축으로 한 대대적인 경영진 개편이 예상됩니다. 특히 작년 3월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한 형제 진영에 의해 경영 일선에서 밀려났던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의 지주사 이사회 진입이 점쳐집니다. 새로운 경영진과 이사회 윤곽은 다음 달 열리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 안건 공시를 통해 드러날 전망입니다.
9개월 만에 한미사이언스 대표직에 복귀한 송영숙 회장 체제에서는 새로운 경영진 출범과 동시에 조직 재정비와 경영권 안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 전문경영인을 한미사이언스 신임 대표로 선임하고, 송영숙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지주사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오너일가 간 지분 관계 정리가 이뤄질지도 주목됩니다. 신동국 회장과 오너 일가 지분율 차이는 1.69%포인트로 신동국 회장 측 우호 지분이 우세합니다. 현재 신동국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14.97%이고, 여기에 한양정밀 지분 6.95%까지 합치면 21.92%에 달합니다. 한편 오너일가 측 지분은 임주현 부회장 9.15%, 송영숙 회장 4.99%, 임성기재단 3.07%, 가현문화재단 3.02%로 이뤄졌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