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기업
베셀(177350)이 최근 주가 급등으로 인해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2대주주인 에이지엘컴퍼니가 최근 베셀 전환사채(CB)를 할인 매수한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타며 전환가 수준에 근접했기 때문입니다. 해당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최대주주인
THE E&M(089230)(더이앤엠)의 지분율을 한 순간에 뒤집을 수 있습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베셀은 지난 18일 만기 전 취득한 7회차 CB를 에이지엘컴퍼니에게 매도했습니다. 7회차 CB는 지난 2023년 6월 권면 총액 35억원으로 발행됐는데요. 이후 베셀이 순차적으로 전액 만기 전 취득했고 3억원을 소각해 현재 남은 권면 총액은 32억원입니다. 남은 권면 총액 32억원 CB를 에이지엘컴퍼니에게 넘긴 겁니다.
매도 금액은 20억원으로 권면 총액 대비 37.5% 할인된 금액입니다. 베셀은 현재 주가상황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해 매수자와 협의를 통해 매도 금액을 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7회차 CB의 전환가액은 1124원인데요. 매도 결정일인 지난 18일 기준 베셀 종가는 897원으로 전환가액보다 20.2% 낮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베셀 주가가 급등하며 해당 CB의 주식 전환청구에 이목이 집중됩니다. 베셀 주가는 지난 21일 6.67% 상승했고 24일엔 9.27% 오른 1049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특히 24일엔 장중 한 때 19.79% 급등한 1150원까지 터치하며 7회차 CB 전환가를 상회했습니다. 향후 주가가 최근 흐름을 유지해 전환가보다 높은 주가가 형성될 시 주식 전환청구가 이뤄질 가능성은 커집니다.
7회차 CB의 주식 전환이 이뤄진다면 베셀의 최대주주는 변경됩니다. 에이지엘컴퍼니는 베셀의 지분 10.07%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입니다. 지난해 6월 베셀의 45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같은 달 베셀은 임시주주총회에서 에이지엘컴퍼니의 대표이사이자 100% 최대주주인 오대강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이에 따라 에이지엘컴퍼니는 등기임원이 보유한 일반법인으로 특수관계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에이지엘컴퍼니의 베셀 지분 보유 목적은 경영권 영향입니다.
오대강 에이지엘컴퍼니 대표는 현재
디에이테크놀로지(196490)의 최대주주인 오하의 최대주주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요. 디에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4월 전 대표의 횡령·배임 발생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하며 거래정지된 상태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현재 최대주주인 더이앤엠의 지분은 11.24%로 에이지엘컴퍼니와 지분율 차이가 미미한 상황입니다. 더이앤엠은 200만9002주, 에이지엘컴퍼니는 180만주를 보유 중인데요. 여기에 에이지엘컴퍼니가 취득한 7회차 CB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보통주 177만9359주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전환 완료 시 에이지엘컴퍼니의 지분은 18.21%로 급증하고, 더이앤엠은 10.22%로 밀려나 최대주주 지위가 뒤바뀔 수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에서 2대주주로 내려가게 된다면 더이앤엠의 베셀에 대한 지배력은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더이앤엠 관계자는 "(CB가) 전환되면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CB 전환 물량이 시장에 풀려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의해야 합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오버행 발생) 가능성은 있지만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최대주주의 주식 매도는 시장에선 큰 악재로 인식한다. (CB를 전환한다면 에이지엘컴퍼니는) 최대주주가 나을지 매도가 나을지 고민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7회차 CB 전환 여부와 향후 계획 등을 질의하기 위해 에이지엘컴퍼니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회신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기업 베셀이 최근 주가 급등으로 인해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사진=베셀 홈페이지 갈무리)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