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노조 연맹 “제주항공 참사 100일…로컬라이저 즉각 철거해야”

7일 성명서 통해 밝혀

입력 : 2025-04-07 오후 8:03:57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조종사 노조 연맹)이 제주항공(089590)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음에도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관련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즉각적으로 전국 7개(제주·무안·광주·여수·포항경주·김해·사천) 공항의 로컬라이저 안테나를 동시다발적으로 철거할 것을 요구한다”고 7일 밝혔습니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00일을 앞둔 5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분향소에서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종사 노조 연맹은 참사 100일째를 맞은 이날 발표한 성명문에서 “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항공 안전의 출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노조 연맹은 참사 이후 현장 조종사 의견을 수렴하고자 지난 1월23~28일 국내 항공사 운항승무원(기장·부기장) 14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66.1%에 달하는 950명의 조종사가 로컬라이저의 ‘즉각적인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연맹은 이같은 결과를 국토교통부에 전달하고 로컬라이저 둔덕을 즉각 철거하되 추후 예산 가용에 따라 재시공하자는 입장을 수차례에 걸쳐 밝혀왔다는 입장입니다. 노조 연맹은 “참사 100일이 지난 오늘까지도 국토부는 △고경력 기장 배정 △시뮬레이터 훈련 강화 등 실효성 없는 미봉책만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며 “정작 근본 원인 제거에는 예산 부족, 일정 문제, 절차적 제한 등의 변명과 늑장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조류 충돌 방지 대책의 시행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이나 대응이 전혀 없는 실정”이라며 “우리나라 공항은 365일 24시간 조류 충돌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국토부와 공항공사는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조종사 노조 연맹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사조위) 참여를 두 차례 공문으로 요청했으나 어떤 형태의 회신도 받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조위가 지금이라도 법률에 따른 민원 처리 절차에 대한 현행 법률을 준수하고, 국내외 전문가의 참여·조사를 바탕으로 최종 결과 보고서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회가 발의한 사조위 독립성 확보를 위한 법률을 지지한다며, 국토부로부터 독립된 민간항공청 설립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조종사 노조 연맹은 “국토부는 매일 같이 현장에서 운항에 임하는 승무원들에게만 사고의 책임과 방지를 전가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국민들이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항공산업의 발전과 조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를 요청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항공 안전 확보를 위해 100일이라는 소중한 시간이 지나갔지만, 하늘의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들과 관제사들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작금의 현실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항공 안전 향상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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