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1층 주방 공간에서 연무가 발생해 공간을 뿌옇게 메웁니다. 연무가 거실 공간으로 퍼져나가면서 거실 공간에 있던 공기청정기가 공기질 수준을 '매우 나쁨'으로 표시합니다. 연무는 속절없이 거실 공간으로 퍼져나가는 중입니다. 그러자 같은 층에 있던 나무엑스(NAMUHX)의 웰니스 로봇이 무슨 일이 생겼냐는 듯 연무를 따라 직접 걸음을 옮깁니다. 웰니스 로봇이 향한 곳은 연무가 시작된 주방 공간. 이곳에서 웰니스 로봇은 나쁜 공기를 재빠르게 흡입하고 공기를 정화시킵니다. 그러자 공기질 수치가 '매우 나쁨'에서 '보통'으로, 이어 '좋음'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2층에 있는 고정형 공기청정기는 제자리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1층의 공기가 '좋음'으로 바뀔 동안 2층 공기는 여전히 '매우 나쁨'에 머물렀습니다.
나무엑스의 웰니스 로봇 시연 모습. (사진=변소인 기자)
나무엑스는 23일 서울시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쇼케이스 행사를 열고 주요 고객사 및 개발 파트너사, 미디어 앞에서 웰니스 로봇을 공개했습니다. 나무엑스는 로보틱스를 통한 웰니스 혁신을 추구하는 브랜드로, SK네트웍스와 SK매직이 함께 선보이는 독립 브랜드입니다. 그간 SK그룹이 선보이는 가전제품엔 SK매직의 이름이 붙었지만, 비즈니스 모델, 기술 핵심 역량이 다른 만큼 브랜드를 이원화하기로 했습니다. 브랜드 이원화 전략을 고려해 SK매직의 기업 아이덴티티(CI)를 변경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오는 24일 SK매직은 조직 개편을 통해 나무엑스를 강화·분리하는 개편을 단행할 예정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축하 영상을 통해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기술의 진보는 우리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그 중심에 로보틱스를 활용한 웰니스의 혁신을 지향하는 나무엑스가 인류를 위한 새로운 혁신의 이정표를 쓰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23일 서울시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진행된 '나무엑스' 쇼케이스 행사에 웰니스 로봇이 전시돼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나무엑스의 웰니스 로봇은 기존 휴머노이드 로봇과 달리 실내 공간의 특성에 맞게 바퀴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번에 공개되는 웰니스 로봇은 공기 정화 기능과 활력 징후(바이탈 사인) 점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바이탈 사인 체크 기능은 비접촉 안면 인식만으로도 스트레스 지수, 맥박, 산소포화도 등 주요 생체 정보를 실시간 측정하는 기능입니다. 또한 퀄컴과의 협업으로 구현된 보이스 컨트롤 기술을 통해 음성으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겸 나무엑스 EA(Executive Advisor)는 "우리 웰니스 로봇은 다른 지향점을 갖고 있다. 저희는 로봇 기술의 방향성이 인간 중심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웰니스라는 카테고리를 로보틱스의 한 카테고리로 정해보았다. 웰니스 로봇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고 한다"고 운을 뗐습니다.
최 사장은 웰니스 로봇의 시장 진입 전략으로 △오픈 생태계 △AI 역량 △실행력을 제시했습니다. SK네트웍스가 지난 7년간 축적한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인 '하이코시스템'을 기반으로, AI·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유망 기업과 스타트업, 전문가들과 협업해 개발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시 말해, SK네트웍스의 자산을 공유해 협업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와 함께 실리콘밸리 인재들로 구성된 AI 스타트업 '피닉스랩'이 로봇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AI 개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 사장은 "강한 AI 역량, 끈끈한 생태계, 빠른 실행력은 굉장히 특별한 퀄리티"라고 강조했습니다.
나무엑스의 웰니스 모델은 오는 6월 사전 예약을 시작으로 7월 공식 출시합니다. 제품 가격은 6월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렌털, 일시불, 렌털+멤버십 등 다양한 형식으로 판매됩니다. 사전 예약 전까지 실사용 환경 기반으로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미국과 말레이시아에 우선 진출한 뒤,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으로 확장할 방침입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기존 보유한 판매 인프라를 기반으로 핵심 로컬 파트너와 협업을 통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키는 한편, 파트너사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연내 현지 출시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경우 전략적 파트너와의 협업 구조를 통해 판매 및 서비스 인프라를 신속하게 확보할 계획이며, 동시에 현지 생산 거점 구축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미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면 미국 시장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나무엑스는 보고 있습니다.
향후 웰니스 로봇에는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됩니다. △개인별 맞춤형 수면관리 △건강과 연향의 균형 △명상 △보안 △반려동물 돌봄 △고도화된 바이탈 사인 체크로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많은 개발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김완성 나무엑스 대표는 "다양한 솔루션으로 확장하며 모든 솔루션들이 나무엑스라는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불필요한 기능보다는 핵심 가치, 최적의 솔루션으로 높은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많은 파트너들과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