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코스피 조정 국면 속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자동차와 금융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섰습니다. 미국과의 자동차 관세 협상 타결로 단기 급락한 현대차와 기아, 금융권 정책 리스크로 낙폭이 컸던 은행·증권주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습니다. 관세 불확실성 해소와 자사주 소각 기대, 실적 대비 저평가 매력이 맞물리며 외국인 수급을 끌어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4일 외국인 거래대금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현대차(005380)가 571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자동차주인
기아(000270)도 359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과 무역 협상으로 자동차 관세가 15%로 결정되면서 당일 자동차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한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였기 때문에 자동차 관세가 0%였지만, 경쟁사들과 동일한 15% 수준으로 맞춰지면서 한국 업체들은 상대 경쟁력은 2.5%포인트 줄어들은 셈이 되면서 자동차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30일 22만3000원까지 올랐던 현대차 주가는 지난 1일 21만원으로 떨어진 후 4일 21만1000원을 기록했습니다. 기아 역시 지난달 30일 11만400원으로 오른 후 지난 1일 10만8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단기적으로 급락한 자동차주에 대해 외국인들이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현대차의 경우 자사주 매입 소각도 예정돼 있습니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액은 판매량, 현지 생산 비율, 차량 가격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절대적인 관세액을 비교하기보다는 업체별 실적에 미치는 정도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며 "하반기 미국 시장은 높은 수익성으로 관세 영향을 버티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현대차, 기아를 선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사들의 양호한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에도 대통령의 금융권 이자 장사 지적 영향 지속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에 대한 신중론 등이 불거지며 월요일 큰 폭 급락 출발한 은행주는 2025년 세제 개편안이 공개된 직후인 금요일에 한 차례 더 추가 하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배당이 더 좋으냐 자사주가 더 좋으냐는 투자자들마다 선호가 모두 다르지만 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자사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정치권에서 세제 개편안 재검토 시 낙폭이 일부 회복될 수는 있지만, 신뢰 만회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 데다 은행들의 밸류업 수정 방안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조정 국면 지속 여지가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지난 3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 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