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제주 지역 카지노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롯데관광개발(032350)이 운영하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카지노가 승승장구하는 반면, 나머지 카지노들은 지지부진한 모습인데요. 규모, 접근성 등에서 우위를 점한 드림타워의 독주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올해 2분기 드림타워 카지노의 2분기 순매출(총매출에서 에이전트 수수료 등을 뺀 금액)은 1100억원으로,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했습니다. 올해 1분기부터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을 연속으로 갈아치운 드림타워는 연간으로도 올해 역대급 실적 달성이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올 들어 드림타워 카지노 방문객은 매월 증가했는데요. 1월 3만4000명에서 3월 4만1000명, 5월 5만1000명으로 뛰었습니다. 성수기인 하반기에는 더 많은 방문객이 드림타워 카지노를 찾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드림타워 카지노가 △공항과 가까운 거리 △복합리조트 △대규모 시설이라는 삼박자를 모두 갖춘 덕분입니다. 반면 규모가 작은 제주 지역의 다른 카지노나 공항에서 거리가 먼 카지노를 찾는 이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지도청 관계자는 "드림타워는 복합리조트에다 도심형으로, 기존 제주 지역 카지노들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며 "제주 지역 카지노를 찾는 이들 대다수가 영주권을 갖고 있는 국내 체류 외국인들인데 이들이 대부분 드림타워를 찾고 있다. 그만큼 재방문율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제주도 카지노의 전체 파이는 커지고 있고 카지노 사업자 관광진흥개발기금도 늘고 있다"며 "스몰 카지노를 위한 정책을 펴기에는 무리가 있다. 제주도 전체를 하나의 단일 시장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사진=랜딩카지노 홈페이지 캡처)
제주에서 드림타워 다음으로 매출액이 많은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의 경우 부진한 매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주신화월드는 상장사가 아니어서 카지노 매출을 매월 공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랜딩카지노 관계자는 "올해 카지노 매출 추이가 좋지 않다. 제주에서는 드림타워 하나만 괜찮고 나머지는 죽을 쑤고 있다"며 "같은 지역에 있다 보니 드림타워의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책을 마련하고 싶지만 외국인 전용 카지노이다 보니 한계가 있고, 제주라는 섬 특성상 입도할 수 있는 외국인 수도 제한적이다. 한쪽으로 쏠리면 나머지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습니다.
카지노업계에서는 드림타워가 들어서면서 다른 카지노 업체들에 낙수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는데요. 개장 후 시간이 경과했지만 이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는 "마카오에는 좁은 공간에 카지노들이 몰려있어서 게임을 하는 손님들이 게임이 잘 풀리지 않으면 옆 카지노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인다. 드림타워가 잘되면 이러한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전혀 없다"며 "다른 업체들이 더 영세해지고 쪼그라들었다"고 했습니다. 협회 측은 또 "드림타워와 경쟁하려면 과감한 투자로 변화를 줘야하지만 비용 문제와 직결돼 어려움이 있다"며 "모든 산업에서 잘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이 있기 마련이지만 카지노업계는 그 격차가 너무 커서 '극과 극'"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