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해법, 돌고 돌아 ‘엑시노스’

삼성·TSMC, 2분기 점유율 격차 63%
빅테크 수주 삼성, 연말 자사 AP 양산
2㎚수율 핵심…엑시노스로 추가 유치

입력 : 2025-09-02 오후 3:18:45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지난 상반기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서 세계 최대 업체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가 크게 벌어진 가운데,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가 하반기 자사 신형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 양산을 통해 점유율 회복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입니다. 지난 2개월간 미국 빅테크(애플·테슬라)로부터 받은 대규모 수주를 시작으로, 연말 자사 AP 생산까지 향후 첨단 공정 수율 확보를 바탕으로 삼성 파운드리의 반등세가 더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500 제품. (사진=삼성전자)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와 2위인 삼성 파운드리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62.9%포인트(p)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1분기 대비 3%p 더 벌어진 수치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2분기 시장 점유율은 70.2%(매출 302억400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2.6%p 증가한 반면, 삼성 파운드리는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 7.3%(매출 31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0.4%p 하락했습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진입에 실패한 뒤로 TSMC와 점유율 격차가 심해진 삼성 파운드리는, 올해 남은 기간 자사 모바일 AP 수주를 통해 벌어진 간극을 좁힌다는 전략입니다. 삼성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LSI사업부에서 설계한 모바일 AP인 엑스노스 2600가 올해 하반기 안으로 양산이 될 예정입니다. 
 
엑시노스 2600은 업계 최초로 2나노미터(㎚·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모바일 AP 경쟁에서 미국의 퀄컴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삼성전자가 새로운 공정을 통해 성능 개선을 보일지도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력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모델인 갤럭시 S25와 Z 폴드7에는 퀄컴의 AP ‘스냅드래곤’이 적용됐는데, 엑서노스 2600을 차기 갤럭시 S26 시리즈와 Z 폴드8 등에 탑재를 검토 중입니다. 당초 삼성 모바일경헙(MX) 사업부는 올해 출시된 스마트폰에 엑시노스를 탑재하려 했지만, 파운드리 사업부가 수율 기준을 맞추지 못해 무산됐고 공급사를 늘리지 못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영업이익률은 지난 상반기 약 9.5%에 머물렀습니다. 이는 자사 AP를 쓰는 애플의 스마트폰 영업이익률(45%)에 비해 현격히 낮은 수준입니다. 엑시노스의 안정적인 생산이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와 더불어 MX사업부의 수익성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반도체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 파운드리는 2㎚ 공정의 수율 개선을 통해 엑시노스 2600을 생산할 방침입니다. 업계에서 삼성 파운드리의 2㎚ 수율은 20~30%대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연말 엑시노스 2600 양산을 시작으로 공정의 완성도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엑시노스 2600의 개선된 생산 품질을 통해 2㎚ 공정의 대형 고객사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현재 첨단 파운드리 공정은 TSMC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데, 공급 안정성과 비용 절감을 원하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들이 제조 공급망 다변화에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향후 예정된 엑시노스 2600 수주 외에도, 삼성 파운드리는 이번 하반기에 애플과 테슬라 등 미 빅테크 업체들과의 최첨단 반도체 주문계약을 체결해 향후 시장 점유율 개선이 예고돼 있는 상태입니다. 앞서 애플은 지난달 7일 삼성전자에 아이폰을 포함해 스마트기기에 탑재될 차세대 칩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 파운드리 공장으로부터 공급받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7월에도 테슬라와 22조7548억원 규모의 차량용 AI 반도체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삼성 파운드리가 TSMC에 더 이상 밀리지 않기 위해선 2㎚ 공정의 수율 개선이 핵심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TSMC도 반도체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상태”라며 “점유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삼성전자가 2㎚ 공정이 적용되는 테슬라 칩과 모바일 AP 엑시노스 생산에서 수율 확보를 반드시 해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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