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기호 선임기자] 국내 1호 핵융합 스타트업 인에이블퓨전을 창업한 이경수 대표가 13일 뉴스토마토 <이광재의 끝내주는 경제>에서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에서 6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핵융합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대만 TSMC 반도체 파운드리를 응용한 ‘핵융합 파운드리’를 제안했습니다.
이 대표는 세계 40개국이 참여하는 ‘땅 위의 인공태양’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국제핵융합실험로)의 핵심장치인 진공용기 섹터 9개 중 한국이 4개를 제작했다며 “제조업과 엔지니어링 능력이 최고라는 걸 증명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또 “핵융합 실증로 건설에 15조원이 필요하지만 국가 예산만으로는 안 되고, 세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빅테크 리더들과 이야기 중”이라고 말하고, “AI가 전력 100~200기가와트(GW)를 필요로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태양광과 재생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MIT에서 분사한 CFS(Commonwealth Fusion System)라는 회사는 자기 핵융합 기술을 통해 구글과 2032년에 20만kW 전력을 계약했다”며 핵융합 상용화가 근접했음을 소개하고, “우리나라에서 법인세를 제일 많이 내는 회사가 되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습니다.
핵융합 패권의 주인공을 묻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질문에 이 대표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미국 전략기술연구소에서 중국을 이길 방법을 묻길래 미국은 중국을 이기지 못한다, 핵융합이 안 되도록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한국, 일본과 힘을 합쳐야 중국과 맞설 수 있다고 했더니 기분은 나빴지만 다들 동의하더라.”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이경수 인에이블퓨전 대표가 에너지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 뉴스토마토)
이 대표는 “AI와 핵융합이 결합되는 시대가 이미 왔는데, 부가가치가 크지 않다”며 “제일 큰 부가가치는 핵융합플랜트 제조할 때부터 AI를 동원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제조업을 혁명화하는 일을 인에이블퓨전과 카이스트를 비롯한 여러 대학들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초고령화사회와 저출산 시대를 언급하며 “앞으로 10~15년 정도 강력한 경쟁력이 필요한데 뛰어난 인재들이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예산보다 중요한 것은 생태계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제조업을 받치고 있는 중소기업이 AI를 통해 경쟁력을 가지도록, AI를 엔지니어링할 수 있는 인재가 들어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 전 지사는 “세계적인 인재가 한국으로 들어오고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미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며 “93% 에너지를 수입하는 한국이 어떻게 에너지를 독립할 수 있을지, 효율적이고 지구를 생각하는 에너지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기호 선임기자 acts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