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아파트 들썩)용인 수지 집값 상승랠리…상승률 전국 1위

규제 3종 세트에도 84㎡ 15억 돌파…분당·강남발 수요 이동 가속

입력 : 2026-01-19 오후 4:24:02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경기 용인 수지구의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 이점이 있는 수지구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19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매물이 없고 호가가 며칠 새 1억원씩 뛴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제도 14억5000만원에 나온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1층 매물이 바로 거래됐다"며 "저층이든 상대적으로 싼 물건이든 남아 있는 게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 가능한 매물은 사실상 없다"며 "지난주, 지지난주부터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씩 올라 지금은 가장 싼 게 16억4000만원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매물 잠김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A 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가 풀린다는 얘기가 돌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2536가구의 대단지인데 매물이 40개 정도밖에 없고, 그 중 입주 가능한 건 10개 남짓"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나머지는 임차인이 있어 집도 못 보고 계약해야 하는 물건들이고, 6개월 동안 안 나가던 1층 매물까지 다 소화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가격 기대감도 뚜렷합니다. B 중개업소 관계자는 "로열동·로열층은 아예 집주인들이 팔 생각이 없다"며 "16억5000만원에 나온 물건도 아직 안 팔렸고, 17억원은 돼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매도인들이 보류하거나 전세로 돌리면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현장 분위기는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첫째 주부터 올해 1월 둘째 주까지 수지구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4.2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같은 기간 성남 분당구(4.16%)는 물론 서울 송파구, 과천, 동작구 등 주요 지역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지난해 12월 넷째 주에는 주간 상승률이 0.51%까지 치솟으며,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전경. (사진=홍연 기자)
 
매물 급감 속 호가 급등…거래는 줄고 가격은 오른다 
 
실거래가 역시 연이어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성복동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전용 84㎡는 15억7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풍덕천동 e편한세상수지 전용 84㎡도 14억7000만원대에 손바뀜됐습니다. 최근에는 호가 기준으로 16억~17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수지구 집값 급등의 배경으로 반도체 산업 호재와 교통망, 그리고 고소득 수요 유입을 꼽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모두 적용됐음에도 수지구 집값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효과가 결정적"이라며 "2026년 현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이 본격화하면서 고소득 종사자들이 유입됐고, 신분당선을 통한 판교·강남 접근성과 반도체 업계 성과금이 맞물리며 규제를 압도하는 매수세가 형성됐다"고 말했습니다.
 
서울과 분당의 가격 급등도 수지구로 수요를 밀어내는 요인입니다. 송 대표는 "강남과 분당의 전용 84㎡ 가격이 각각 30억원, 20억원 중반대를 넘어서면서 진입 장벽이 크게 높아졌다"며 "같은 생활권을 공유하면서도 분당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지구로 수요가 이동하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분당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며 거래가 까다로워진 점도 수지구 매력도를 높이는 풍선효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규제가 오히려 가격을 자극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규제지역 지정이 시장에서는 정부가 공인한 우량 입지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고 양도세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회수하면서 공급이 급감한 것입니다. 여기에 ‘지금 아니면 더 비싸진다’는 심리가 작동했다는 설명입니다. 전용 84㎡ 기준 15억원대 진입은 급지 상향을 의미하며, 이 가격대가 새로운 지지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수지구의 구조적 강점을 강조했습니다. 함 랩장은 "수지구는 신분당선 이용이 수월해 강남과 판교 접근성이 뛰어나고, 주변 자족 기능도 비교적 풍부하다"며 "30~40대 거주 비중이 높아 역세권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은 점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분당 가격 상승이 수지구 키 맞추기에 일부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본래 용인 내에서도 수지구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거래량은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은 확실한 실수요자 위주"라며 "토지거래허가제 이전엔 거래가 100건이었다면 지금은 10건 남짓"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가격이 15억원대에서 16억원대로 넘어가면서 과열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향후 전망에 대해 송승현 대표는 "상반기까지는 공급 부족과 풍선효과로 강보합 내지 완만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추가 금융 규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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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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