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국토해양부가 '에너지 협력외교 전략' 추진을 명분으로 7개 산하 공기업에 글로벌인프라펀드 1600억원 출자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진애 위원(민주당)은 27일 국토해양부 국정감사에서 "7개 공기업이 국토부에 제출한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이들 공기업의 출자가 사실상 강요에 의한 '묻지마 출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7개 공기업 이사회는 지난 2008년 '글로벌인프라펀드 조성계획'이 수립된 이후 정부가 일방적으로 통보한 '공기업 글로벌인프라펀드 출자 및 운영 방식'에 의해 수백억원씩 출자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 공기업 이사회는 해외투자 실패에 따른 손실 발생 우려, 투자대상이 불확실한 블라인드펀드의 문제점, 투자 공기업과의 사업 연계성 미흡, 장기투자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출자를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장기간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는 '해외 인프라 개발 사업'은 초기 매몰비용이 높고 자금 회수 기간의 장기화로 투자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게다가 정부의 글로벌인프라펀드 투자대상은 대부분이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에 정치, 사회 경제 등의 리스크가 매우 높다.
수자원공사와 대우건설이 사업자로 선정된 파키스탄 파트린느 수력발전사업은 투자기간이 올해부터 2045년까지 35년간 지속될 예정이고, 총사업비 4500억원이 투입된다.
김 의원은 "철도공사는 과거 러시아에 50억원을 투자했다가 손해를 봤고, 최근 추진 중인 리비아 해외사업은 내전으로 중단됐다"며 "수자원공사 경우 추진 중인 필리핀 안갓댐사업이 주민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김 의원은 "국토부는 적게는 수조원에서 많게는 125조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산하 공기업에게 수백억원대의 묻지마 억지 투자를 강요하지 말고 올바른 해외 사업 추진을 위해 공정하고 효과적인 투자 원칙을 마련하여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김진애 국토해양위원회 위원(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