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로 국내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국내 상장사 임원들이 최근 주가 하락을 증여의 기회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서 총 상장사 임원들이 주식을 증여했다고 공시한 상장사는 총 5개사. 이 가운데 임원의 자녀나 친인척에게 주식을 증여한 상장사가 3개사다.
유가증권 상장사
디씨엠(024090)은 지난달 17일 최대주주인 정연택 회장이 부인과 두 자녀에게 보통주 150만주를 증여했다고 19일 공시했다. 또 정연택 회장의 동생은 조카에게 5만주를 물려줬다. 이에 따라 정연택 회장의 지분은 기존 47.15%에서 46.39%로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우리산업(072470)이 지난달 24일 최대주주인 김명준 대표이사가 자신의 아들에게 보통주 94만4500주를 증여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로인해 김명준 대표이사의 지분이 51.62%에서 32.29%로 19.33%포인트 줄어들었다.
반도체 관련 장비 및 부품전문 기업인
성우테크론(045300)도 지난달 26일 최대주주이자 경영인인 박찬홍씨가 현재 학생인 두 아들에게 각각 28만주를 물려줬다.
최근 상장사의 임원들이 친인척에 대한 주식 증여에 나서고 있는 데에는 증여세가 자리 잡고 있다. 증여를 하고 싶어하는 임원들 입장에서는 현재의 주가 하락이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여세는 주가를 가지고 가치를 따진다”며 “대주주의 경우 주가가 많이 빠졌다고 생각하면 주식 증여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식 증여가 진행중이면 주가가 보수적으로 움직인다”며 “주가 측면에서 주식 증여가 만료된 것이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현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가끔은 주식 증여를 하려고 회사가 주가를 내리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지금은 시장이 흔들려 주가 자체가 내려 절세 차원에서 증여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