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위기에 몰린 유럽은행들이 아시아 시장의 자금을 대거 회수해, 아시아 지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튜어트 걸리버 HSBC 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 은행들이 유럽 은행을 중심으로 한 외국 은행에 자금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며 "유럽의 신용 경색이 아시아 시장에도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의 외부 대출은 2조5200억달러로 이 가운데 21%가 유럽 은행들의 자금이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의 유럽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들은 자금의 52%를, 인도네시아는 75%, 홍콩은 50%을 외부에 의존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유럽 은행들이 대출을 20% 줄이면서, 기업들의 자금줄이 막히는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은행들이 아시아에서 자금을 빼도 미국과 영국, 일본 은행들이 공백을 메워 자금 조달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일단 낙관했다. 다만, 유로존 위기가 통제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달으면 자금유입이 급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걸리버 CEO는 "아시아 시장의 자금 수요를 충족해주는 강한 신용 확대가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