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등 이른바 빅5 건설사들의 지난해 경영실적(잠정)이 발표됐다.
일부 건설사가 사상최대의 수주고를 기록하는 등 업계의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일각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포스코건설을 시작으로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에 이어 대림산업과 삼성물산,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성적표를 공개했다.
◇해외수주, 수주성장 견인..실적 턴어라운드 '가속화'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 가운데 수주 1위를 차지한
포스코(005490)건설은 2010년 수주 11조3731억원에서 3조316억원 신장한 14조4047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해외부문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0년 수주금액인 4조8976억원보다 65% 가량 늘어난 8조926억원(전체 수주액의 56%)을 해외에서 수주하며 종합건설사 중 해외부문 1위를 차지했다.
대우건설(047040)은 지난해 13조2708억원을 수주하며 전년(11조6966억원)대비 13.5% 증가 수치를 기록했다. 신규수주는 국내 7조8867억원, 해외 5조3841억원으로 해외수주가 크게 증가하면서 수주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의 2011년 경영실적을 보면 신규수주 13조2708억원, 매출 7조319억원, 영업이익 3673억원을 각각 기록해 수주는 전년 대비 13.6%, 매출은 4.7%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9575억원)대비 흑자 전환했다.
2년 연속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현대건설(000720)은 지난해 매출 11조9202억원, 영업이익 7540억원, 당기 순이익 68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8%, 영업이익은 4.3%, 당기 순이익은 25.2% 각각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신규 수주는 16조3234억원에 그치면서 전년 대비 25.2% 감소했다. 이는 침체된 국내시장 뿐만 아니라 발주 지연이 많았던 해외시장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해 4분기에는 해외 원가율이 크게 상승하며 마진 하락과 일반관리비 3.1%라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전반에서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현장 마진 하락에는 다소 영향이 있겠지만 판관비 부문의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만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 역시 현대차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한 영업 조직 재정비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부진한 측면이 있지만 아직 수주 경쟁력 약화를 말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은 지난해 12조2735억원 수주(해외수주 5조2198억원)를 기록, 매출은 7조3138억원으로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0% 감소한 3984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수주 증가로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향후 중장기 성장 전략 달성을 위한 선투자성 경비가 반영돼 영업이익은 감소됐다는 분석이다.
GS건설(006360)은 지난해 13조2530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하며 2010년(14조1050억원) 대비 6% 감소했다. 매출 8조5250억, 영업익 5450억원을 달성해 매출은 8% 늘었으나 영업익은 오히려 5% 하락했다.
단 해외수주에서 눈여겨볼 점은 인도네시아 찔라짭 프로젝트와 우즈베키스탄 UGCC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중동시장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지역 다변화 노력에 결실을 거뒀다는 점은 지켜볼만 하다.
또 해외진출이 미진하다 판단된 토건 분야에서는 싱가포르 도심지하철 공사와 연구동 시설공사를 수주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신규수주(해외법인분 포함)가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한
대림산업(000210)은 해외플랜트 시장에서의 명성을 되찾으며 매출액이 전년대비 13.3% 증가한 7조187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8.4% 급증한 5824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 이선일 연구원은 "비록 지난 4년간 대림산업의 해외수주 실적은 2조원대에서 정체됐으나 지난해 단숨에 6조원을 달성했다"며 "올해는 괄목할만한 해외수주 성과로 그동안의 정체기에서 벗어나 성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수주 증가에도 불구..침체된 주택시장 '걸림돌'
지난해 건설사들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해외 매출이 지속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전체 매출 증가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바로 주택사업의 수익성 하락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은 8% 늘어난 매출 부문에서 일산자이, 성복자이 등 대규모 현장의 준공으로 오히려 주택매출은 감소했다.
올해 주택경기 침체 지속을 감안, 지난 4분기에만 대규모 주택관련 리스크 반영과 주택 신규프로젝트의 원가율을 보수적으로 적용하는 등 약 600억원에 가까운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택 대손충당금의 경우 주택경기가 활성화 될 경우 환입이 가능해 향후 이익으로 재반영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판단되고 있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국내 주택 분양은 6300가구로 전년(2044가구) 대비 증가해 올해부터 주택부문 매출이 다시 정상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미분양주택 증가로 주택부문 원가율은 올해 역시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리스크로 인해 주택사업을 축소하면서 올해 목표치 달성은 해외수주 증가 가능여부로 쏠리고 있다.
반면 부동산 시장이 어려웠던 지난해에도 2만2643가구의 주택을 성공적으로 분양하며 업계 1위 실적을 올린 대우건설은 올해도 2만5000가구 내외의 주택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동 시장은 최악의 상황이었으나, 정치 안정이 가시화되면서 해장 지역을 중심으로 발주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어 올해부터는 재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올해는 건설사들의 해외 플랜트 기성 증가, 주택 매출 회복으로 매출액 목표치를 충분히 달성함은 물론 장기적으로도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