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손실이 1조달러(약 1162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더그 맥윌리엄스 영국 경제경영연구센터 연구원은 "유로존이 계획된 붕괴를 맞는다면 3000억달러 손실에 그치겠지만, 무질서하게 무너진다면 1조달러의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1조달러는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의 5%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전 노동부 장관은 "그리스 사태는 재앙의 씨앗이 될 것"이라며 "더 큰 나라로 전이되면서 유럽 전체를 침체로 몰아넣을 것"으로 내다봤다.
머빈 킹 영란은행 총재도 유로존의 붕괴를 우려했다. 그는 “유럽이 부채에 대한 확실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유로존은 스스로 무너질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한 대책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당국은 그렉시트가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여파를 가져올 수 있다고 염려하고 있다.
데이빗 캐머런 영국 총리는 "유로존이 계속 유지되든 무너지든지간에 영국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대한 보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도 고조되고 있는 그리스 사태에 대해 예의주시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리스 위기에 대해 미국의 경제회복을 위협하는 '역풍(headwind)'으로 묘사했다.
찰스 달라라 국제금융협회(IIF) 회장은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해 많은 돈이 그리스를 빠져나가고 있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고 유로존에 그대로 있겠다는 의도를 확인할 때만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것"이라고 언급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재무장관은 "이번 위기로 대출비용이 천문학적 수준까지 올라가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마이클 누난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2013년까지 자본시장에 복귀한다는 당국의 계획 달성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에 있는 씽크탱크 르 디파인의 소니 카푸르는 "그리스와 유럽 각국들의 치킨게임은 지금 중단되어야 한다"며 "그렉시트로 인한 유럽 전체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손실은 계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그리스는 막판 연정구성 협상에 실패하면서 다음달 17일 제 2차 총선을 실시할 계획이다. 그리스의 긴축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에서 이변이 없는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은 유력하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