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LG전자(066570)의 야심작 옵티머스LTE2에 심각한 발열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스마트폰 시장 판세 변화를 기대했던 LG 전략에 일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11일 현재 네이버, 다음 등 대형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옵티머스LTE2’를 검색 키워드로 입력할 경우 ‘옵티머스LTE2 발열’이란 자동 검색어가 뜰 정도다. 연관 검색어에서도 발열과 관련된 각종 검색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카페, 블로그 등 누리꾼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커뮤니티 공간에서도 해당 기기의 발열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많다. 옵티머스LTE2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사용 후기 차원에서 올린 글이 대부분이다. 이는 옵티머스LTE2 구매를 저울질했던 잠재 고객에 대한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기자는 지난 8일 해당제품을 직접 구매해 문제점을 들여다봤다.
먼저 세련된 남성을 연상시키는 직사각형의 디자인에 시원스럽고 깨끗한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디스플레이(True HD IPS)만큼은 현재까지 출시된 경쟁작 가운데 단연 으뜸으로 평가받을 만 했다.
또 퀄컴의 1.5GHz 듀얼코어 스냅드래곤 S4를 CPU에 탑재해 원칩(One Chip)의 효율성이 그대로 전해졌다. 여기에다 2GB의 대용량 램(RAM)은 한 번에 여러 앱을 가동해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지적됐던 문제는 이내 드러났다. 배터리가 장착된 뒷면을 중심으로 뜨거워지더니 쥐고 있던 손에 확연히 열이 느껴졌다. 그러더니 “휴대폰 온도가 너무 높습니다. 잠시 후에 사용해주세요”라는 경고 메시지가 계속해서 화면에 떴다.
통화 과정에서도 발열은 마찬가지였다. 통화 시간이 10여분을 넘자 이번엔 전면을 중심으로 온도가 올라갔다. 통화가 지속되자 귀에 높은 온도가 그대로 전해졌다. 더 이상의 통화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해당 기기가 불량품일 가능성을 배제 못해 11일 오전 구입했던 대리점을 찾았지만 “LTE2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라는 직원 답변만 돌아왔다. 그러면서 단순 변심이 아닐 경우 구입 14일 이내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할 경우 교품을 해 주겠다”고 말했다.
해당 대리점 외에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십수 개의 대리점을 더 찾았지만 답은 같았다. 옵티머스LTE2의 경우 발열 등의 문제점으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는 얘기였다. 몇몇 판매 직원들은 “교품 비율이 높을 경우 해당 통신사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검증된 다른 제품을 추천한다”고까지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발열 등 해당 문제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사 LTE폰과 비교했을 때 발열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반론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LG전자의 좁아진 입지가 옵티머스LTE2의 조급한 출시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005930)의 독주와 팬택의 추격 속에 갇힌 LG로서는 반전 카드가 필요했고 전략폰 LTE2 출시를 무리하게 앞당기며 시장력을 높이려 했다는 주장이다.
한 관계자는 “ 팬택이 베가레이서2를 출시하며 원칩 시대를 열었고,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힌 삼성의 갤럭시S3는 출시일을 저울질하는 상황이었다. LG로서는 대단한 압박이었을 것”이라며 “ 출시하자마자 문제점이 노출됐다면 사전 검증이 충분치 않았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결국 무리한 대응이 불러온 결과”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