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열에 일곱은 공모가에도 못 미치는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들어 국내 증시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모두 10개(유가증권시장 3개·코스닥시장 7개)다.
34개 기업이 상장했던 전년 동기에 비하면 30%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공모금액은 4900억원 수준으로 전년 3조1000억원 대비 15%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공모규모도 급감했지만 이미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도 부진하다.
◇공모가比 동아팜텍 38%↓, 사람인HR 237%↑
올해 1월20일 상장한 코스닥시장의
동아팜텍(140410)은 현재 1만4800원(18일 종가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공모가 2만4000원에 비해 38.33% 부족한 금액으로 올해 들어 상장한 기업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크다.
올해 들어 증시에 데뷔한 기업들이 저조한 주가흐름을 나타내는 것은 증시 상황도 한 몫 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18일까지 3.61% 올랐고, 코스닥은 4.98% 하락했다.
새내기주 가운데 공모가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단연 사람인에이치알이었다. 이 회사 주가는 공모가 5000원 대비 237% 오른 1만68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어 남화토건이 71.00%, 빛샘전자가 65.91%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현대오일뱅크·FFB 잇딴 공모철회..하반기도 '흐림'
새내기주가 이처럼 부진한 주가흐름을 기록함에 따라 하반기 국내 증시 입성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잇달아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로 하반기 대어주로 꼽히던 현대오일뱅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데 이어 국내 증시 첫 호주기업 상장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FFB(패스트퓨처브랜즈)도 19일 공모를 철회했다.
기업공개를 통해 민영화를 꾀했던 산은금융지주도 국회동의 지연과 자회사 실적악화로 연내 상장이 불투명해졌고, 미래에셋생명은 공모가 산정 시 비교대상이 되는 생보사들의 주가 약세가 발목을 잡고 있다.
또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 까페베네도 상반기 실적악화로 연내 상장은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애경화학, AK켐텍, 해태제과, 웅진패스원 등 대기업 계열사들 역시 상장 시기를 내년 이후로 연기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기업공개 시장은 하반기에도 큰 기대를 하긴 어려운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IPO 심사청구 기업수가 급감한 가운데 대어급 기업들 역시 상장을 연기하면서 하반기 역시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공모기업 수가 줄어들면 기상장된 기업에 유동성이 집중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원 연구원은 "공모주 시장에는 일정금액의 공모주 투자자금이 존재한다"며 "공모기업이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기상장된 기업에 매수세가 집중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