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서울고법 행정8부(재판장 김인욱)는 업무상 재해로 치료를 받다 사망한 임모씨의 부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등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 판결을 깨고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업무상 재해인 최초 재해로 인한 상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고인이 복용한 약물의 부작용과 고인이 겪게 된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고혈압성 뇌출혈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급격한 스트레스도 갑작스런 혈압상승의 요인 중 하나"라며 "고인은 치료비가 부담돼 처음에 팔 이외의 검사를 거부하기도 하고 치료비가 비싼 대학병원에서 치료비가 싼 병원으로 전원하는 등 금전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아울러 "부상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는 경우 냉난방 기계 관리 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게 되고, 입원기간이 길어지는 등의 사정으로 실직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보 때 고인이 입원 치료기간 동안에 상당히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최초 재해로 고인에게 후유증이 남아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짐작은 되나, 그것만으로는 최초 재해로 입은 좌상완골 근위부 분쇄골절이 망인의 뇌내출혈의 발병에 기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고인은 계단에서 추락하면서 안면부에 부종 및 멍 등 타박상이 있었는데 부상 부위와 뇌출혈이 발생한 부위가 거의 일치한다"며 "멍 등 증상은 두개 앞쪽에 두부손상이 발생했을 때 나타타는 증상이고, 두부 손상이 혈압의 변화를 유도, 이것이 뇌출혈에 일부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학적 견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성동구 A아프트의 관리사무소에 기사로 입사해 냉난방 기계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해오던 임씨는 2008년 9월 아파트 계단에서 넘어지는 업무상 재해를 입고 B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좌측 어깨의 압통, 부종 및 심한 통증을 호소해온 그는 2개월여 동안 병원 치료를 받다가 '쇼크, 뇌내출혈'로 사망했다.
임씨의 부인은 '유족보상금 등 처분'을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했지만 "최초 재해 상병과 고인의 사인 사이에 의학적인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