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삼성, 현대차 등 국내 최대 재벌 그룹들의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물류 자회사 주요 임원직마저도 오너 일가와 계열사 출신 인사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토해양위원회 이재균 새누리당 의원은 출자총액 제한을 받는 47개 대기업 소속 물류업체의 내부거래 비중을 조사한 결과 12개 물류업체 중 5곳에서 90%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물류사업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83%로 광고사업(69%)이나 시스템통합(SI) 사업(64%) 등과 비교할 때 유독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국내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의 물류회사인 삼성전자로지텍의 내부거래 비중은 92.9%, 재계 2위인
현대차(005380)의
현대글로비스(086280) 내부거래 비중은 86.8%, 재계 순위 4위의 LG와 롯데로지스틱스 간의 내부거래 비중은 97.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물류회사와 계약을 체결할 때 98%의 재벌그룹 집단은 경쟁계약이 아닌 수의계약(적당한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해 맺는 계약)을 맺고 있었다. 자회사 챙기기를 위한 일종의 특혜인 셈이다.
한편 대기업 소속 12개 물류 자회사의 임원 43명 중 37명은 오너 일가이거나 대기업 집단 계열사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7개 업체는 감사직까지 계열사 출신이 도맡고 있다. 일감뿐만 아니라 일자리까지 '몰아주기' 구태가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재균 의원은 "대기업 집단의 물류 자회사 일감몰아주기로 인해 물류시장이 불공정한 시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물류 자회사가 오너 일가와 계열사 퇴직자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질타했다.
대기업의 물류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행태는 5일부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가 주관하는 2012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