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호기자] 대기업이 판매점에게 판매물량을 강제 할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공정거래법에서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노회찬(무소속)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SK텔레콤(017670)이 판매점에게 1개월 동안 휴대폰을 15대 이하로 판매하면 부족한 건 수 만큼 5만원씩 패널티를 주는 등 판매물량을 강제 할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이형희 SK텔레콤 부사장을 증인으로 불러 "한 달 간 휴대폰을 15대 이하로 판매한 판매점에 대해 5만원씩 깎고 통화연결음 신청 등에서도 강제 할당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 부사장은 "여러 가지를 알아봐야겠지만 표현상의 문제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족하면 얼마가 깎인다는 뜻이 아니라 목표에 비례해 수당이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노 의원은 "판매량을 할당하는 것 자체가 공정거래법상 불법"이라며 "SK텔레콤은 한 달에 한 번 판매점에게 본사에서 판매 정책표를 내려 보내는 등 본사 차원에서 관여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그는 이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SK텔레콤뿐 아니라 국내 통신사들 모두 중고폰 수거 할당량과 통화연결음까지 강제 할당량을 두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판매량 강제할당이 이동통신사뿐 아니라 식품업계인
농심(004370)에서도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증인으로 나선 김진택 농심 특약점 전국협의회(준)대표는 특약점에 본사가 판매 할당량을 강요하고 있는냐는 질문에 "매달 10~15일 사이에 앤토스란 전산망으로 본사에서 600여개 전국 특약점에 할당량이 내려온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농심같은 회사에서 특약점과 달리 대형마트 등에 개별단가를 낮게 물품을 제공해 골목상권을 파괴하는 물적토대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동수 공정위원장은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냐는 질문에 "농심 등의 경우 지난 7월 신고가 들어와서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이동통신사의 경우에도 자료를 주시면 적극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