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독일의 실업자 수가 7개월 연속 증가하며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주요언론은 10월 실업자 수가 전달대비 2만명 늘면서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연방노동국에 따르면 10월 실업자 수는 전달보다 2만명 늘어난 293만7000명으로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만명 보다 곱절이나 많은 수준이다.
3년째 지속되는 유로존 부채위기와 세계경기 침체로 기업이 투자를 줄이자 고용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 노동부 장관은 "유로존 경제회복 속도가 느려진 것이 독일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그러나 고용시장은 여전히 건강하고 좋은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의 실업률은 서·동독이 통일한 직후의 실업률과 흡사하다며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카스텐 브르쩨스키 ING 뱅크 경제전문가는 "실업자 수를 보면 고용시장이 점점 위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위기에 처한 유로존 국가와의 비교우위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과거 성장세였던 독일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독일 경제는 유로존 위기가 들이닥친 이후 2년간은 강성했다. 2011년에는 GDP 성장률 3%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1분기 때 0.5%, 2분기에는 0.3%의 성장률을 기록해 다른 유로존 국가들처럼 성장률이 급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중도우파 연정 관계자는 "독일경제는 올해 겨우 0.8% 성장할 것이고, 내년에는 1%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경기둔화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독일 기계생산자협회에 따르면 9월 주문량은 전달 동기보다 11% 늘었지만, 내수는 1% 감소했다. 또 히트상품 하나에 수요가 몰리다 보니 수익구조도 불안정한 상태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은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단시간 근무제' 를 준비 중이다.
독일기구제작 연합회도 생산비를 절감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 푸마는 유럽경기둔화로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자 생산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크리스티안 슐츠 베른버그 은행 전문가는 "다음 달 고용지표도 저조할 것"이라며 "비교적 상황이 좋은 금융분야의 성장세가 실물경제로 전이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전반이 살아날 때 고용시장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