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시중은행들이 장기 저성장 우려와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본점 인력을 영업 일선으로 투입하고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는 등 몸집 줄이기 '슬림경영'에 돌입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에 이어 하나은행도 본점 인력을 대거 영업점으로 내보내는 인사안을 확정했다. 정확한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본점에서 근무하는 1800여명 중 본점 근무 연수가 오래된 직원들을 중심으로 10~20% 정도가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본점 조직도 개편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직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지만 큰 방향은 조직을 슬림화 하는 것으로 정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농협은행도 본부 인력 상당수를 영업현장으로 보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함께 임원 수를 감축하고 희망퇴직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은행 본부 부서를 통폐합하는 방안과 휴가 의무 사용이나 상여금 축소 등 예산 긴축 방안도 마련한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400명에 이르는 본점 인력을 영업점에 투입했고 외환은행도 올해 초 105명을 영업 일선에 배치했다. 신한은행도 내년 1월 정기인사에서 영업점 인력 강화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은 부동산 정리 작업에도 착수했다.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이용률이 떨어지는 영엄점은 과감히 정리하고 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스마트 브랜치나 무인점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올해 들어 3개 지점의 부동산을 매각하고 20여개 지점은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또 임대료가 비싼 강남 남부터미널과 을지병원 지점은 철수하기로 결정했고 청량리역, 노량진동 지점은 임대로 내놨다.
SC은행은 10월말 현재 373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SC은행은 지점 수는 유지하되 규모는 줄이고, 최소한의 인력만으로 운영할 수 있는 '스마트뱅킹 센터'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SC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으로 생긴 자금을 스마트뱅킹 센터에 재투자할 예정"이라며 "올해 말까지 12개의 스마트뱅킹 센터가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도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영업점을 계속 줄여나갈 계획이다.
은행들이 위기 경영 모드에 돌입한 것은 당분간은 경기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는 수익성이 악화가 이어지고 은행 간 영업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비용은 줄이고 영업력은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줄이자는 분위기"라며 "구조조정과 해외진출 등 다각도로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