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은행권의 장애인 의무고용에 대한 성적표가 기대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장애인 의무고용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받은 후 일부 은행들은 채용에 적극 나섰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은행들은 현실적인 어려움만을 내세워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우리은행, 경남은행, 기업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장애인을 고용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전체 채용인원 600명 가운데 16명을 장애인으로 특별채용했다. 이들은 일정기간 교육을 거쳐 현재 여신서비스센터, 수신서비스센터, 콜센터 등에서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금융 계열 은행인 경남은행 역시 올해 장애인 5명을 채용했다. 이번에 채용된 장애인들은 뇌병변과 지체장애를 가진 경증장애인 3명과 뇌병변과 시각장애를 가진 중증장애인 2명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중 장애인 비율이 2.54%로 법정 부담금 대상에서 은행들 중 유일하게 제외됐었지만, 올해 역시 적극적인 채용을 이어갔다.
기업은행은 올해 계약직을 포함해 전체 채용자 1455명 중 73명이 장애인 채용이었다. 새로 채용된 장애인 73명중 24명은 정규직, 49명이 계약직이었다.
한국은행은 최근 5년간 장애인 고용률이 0.98%로 집계돼 지난 국정감사에서 크게 비판받았지만, 올해 역시 신입행원 62명중 1명만을 중증장애인으로 채용했다.
한은은 지난해 2급 장애인을 채용한 적이 있지만, 1급 중증장애인을 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등 대다수 대형 시중은행들은 올 들어 장애인 고용을 진행하지 않았다.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은 민간기업 기준 2.5%인데 대부분의 은행들이 기준선에 턱없이 부족함에도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따뜻한 금융과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장애인 채용에는 등을 돌리고 있는 것.
올해 역시 장애인 채용에 나서지 않은 한 은행 관계자는 "장애인 특별 채용을 별도로 하지 않는 이상 일반채용에서 블라인드 면접을 통해 장애인들이 일반인들과 경쟁해서 합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채용 후 부서와 업무 배치 역시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