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에게 한게임은 계륵? 운영방향 두고 ‘딜레마’

입력 : 2013-01-08 오전 8:29:00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NHN(035420)이 게임사업체 한게임의 운영방향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한게임은 주력사업인 웹보드게임의 부진으로 매출이 정체됐으며, 신성장동력 부재로 앞으로 전망은 더욱 어두운 상태다. 사업을 지속하면 손실이 심화될 게 뻔하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 이유로 포기할 수도 없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N 게임사업의 연 매출은 최근 3년간 6300억~6400억원 수준을 답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광고 사업부문이 매년 10~20%씩 견조하게 성장하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웹보드게임이 사행성 이슈로 위축되면서 일어난 결과다. 2월을 목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고스톱 및 포커류 게임에 대한 규제안’이 시행되면 이러한 흐름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올해 3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웹보드게임 매출의 절반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부진을 타개할 만한 신성장동력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더욱 고민거리다. 지난 2011년 출시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 이후로 성과를 올린 신작게임이 부재하다.
 
특히 얼마전 공개서비스에 들어간 ‘위닝일레븐 온라인’의 경우 시장의 기대가 컸던 대작 스포츠게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관심이 저조해 많은 실망을 낳았다. PC방 게임 리서치기관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위닝일레븐 온라인은 전체 온라인게임 순위 100위권 안팎에 머무는 데 그쳤다.
 
이러한 이유로 시장에서는 NHN이 한게임의 사업비중을 줄일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지배구조가 취약한 NHN 특성상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주가 상승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게임사업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게임 내부조직은 지속적으로 위축되는 분위기다.
 
NHN은 지난 여름 고정비가 많이 드는 한게임 개발조직을 대거 정리하고 퍼블리싱(배급)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실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상당 규모의 감원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게임사업에 대한 투자비용을 감축하는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닝일레븐 온라인이 비슷한 시기에 나온 경쟁작 ‘피파온라인3’에 밀린 이유는 소극적인 마케팅이 제일 컸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오랫동안 게임업계에서는 NHN 핵심경영진이 게임사업에 큰 애정이 없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며 “최근 들어 이러한 경향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NHN의 고민을 가중시키는 것은 여러 가지 현실적 이유로 한게임을 완전히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트렌드로서 플랫폼사업과 게임은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시너지 효과를 모색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로서 게임만한 게 없으며, 또 소비자들의 높은 구매욕구로 수익성 측면에서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NHN의 현 수익구조가 온라인광고사업에 편중된 것을 감안하면 안정화를 위해 게임사업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NHN은 퍼블리싱과 모바일 두 분야에서는 부분적으로 게임사업에 투자를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주력인 웹보드게임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온라인게임을 유치하는 데 힘을 쏟고 있으며,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핵심콘텐츠로서 모바일게임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게임의 상황을 ‘계륵’으로 비유하고 있다. 먹을 수도, 버릴 수도 없다는 이야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게임이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가시적 성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NHN측은 수익 향상과 신성장동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여기서 나름 유의미한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게임 관계자는 “웹보드게임의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가는 가운데 ‘피쉬 아일랜드’가 월 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비롯해 골든글러브, 언데드슬레이어 등 모바일 분야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위닝일레븐 온라인의 경우 초기에 투자비가 많이 드는 대규모 마케팅보다는 안정적인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요구를 반영,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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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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