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지난 6일 새정부를 위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이후 대선 당시 핵심 공약의 한 축이었던 경제민주화 관련 업종의 주가가 또 다시 꿈틀대고 있다.
업계와 시장에선 새 정부가 인위적인 개입을 지양하는 시장주의적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선 당시 핵심이었던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는 어쩔수 없이 의미있는 정책을 마련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경제민주화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던 시스템통합(SI) 관련 종목들은 지난해 12월 20일이후부터 이달 8일까지 평균 주가상승율이 19.18%에 달하고, 대선 이후에도 상승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이들 종목 대부분이 포함된 코스닥지수가 지난해 12월 20일 479.21에서 8일 509.01로 6.21% 가량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세 배나 높은 수준이다.
시스템관련업종의 경우 하반기들어 각 후보별 경제민주화의 핵심 수혜주로 꼽히며 평균 13.05%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대선후보 등록이 마무리된 11월 26일부터 선거막판까지는 13.92%가 빠지며 롤러코스트 장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이후 인수위 구성과 구체적인 새정부의 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다시 상승반전하는 모습이다.
◇주요 SI 관련주 대선 전·후 주가등락률 추이
<자료 = 금융감독원, 와이즈에프엔, FN가이드>
업계는 차기 정부가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추구 근절 ▲대기업의 무분별한 중소기업 사업영역 진출방지 ▲부당단가인하와 담합행위 등 불공정 거래 관행 근절 ▲엄정한 법집행과 사회적 견제장치 강화 등을 내세운 만큼, 인수위 가동 이후 시장 개선 기대가 투자심리에 불을 붙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투자전략 팀장은 "양극화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상황에서 대선 공약자체의 일부 적용은 당면한 과제"라며 "새정부 출범과 함께 채택될 수 있는 경제민주화 테마에 대한 접급은 상반기동안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이들 관련주의 선전이 단지 대선 당시 급등세를 보였던 일부 테마주와 맥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 팀장은 "경제민주화로 지금까지 논의된 것은 이전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제시했던 이익공유제 등 강화된 수준이 아닌, 제도적인 위반 등 불법적 행태를 제한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시장에 만연한 기대와 달리 보편적 복지라는 슬로건의 한계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최 팀장은 "인수위의 정책 가이드라인이 확정될 때까지 단기적 관심은 여전할 수 있지만, 실제 이들 종목이 투심을 잡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