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최근 원자재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파생결합증권(DLS)을 통한 원자재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DLS는 주가연계증권(ELS)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만기를 가지고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구조를 가진 상품이다.
ELS가 코스피200이나 특정 종목 등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움직인다면, DLS는 주식이 아닌 금·은·원유 등 원자재와 금리·환율·신용연계 등 다양한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향후 원자재 가격이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보다는 DLS 투자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박스권 전망.."하단 지지될 것"
지난 1분기 원유를 제외한 옥수수, 대두, 금, 구리, 은, 밀 등 원자재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원유의 경우에는 경제지표 호조와 함께 원유선물 투기매수세가 증가하면서 6% 가까이 상승한 반면, 귀금속과 농산물 가격은 곡물재고 증가와 미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미국 경기지표 호전에 따른 석유수요 기대와 예상밖 추운 날씨가 지속된 데 따른 수요 호조로 배럴당 100달러 부근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12% 오른 배럴당 97.19달러에 거래됐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글로벌 정제소 유지 보수로 인해 당분간 수요 모멘텀이 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내 원유재고량도 견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어서 수급요인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여름철 성수기를 시작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미국과 중국의 경기호전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 제한 등의 영향으로 90달러대 가격하단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작년 8월 이후 배럴당 84~99달러 사이에서 등락하고 있다"며 "유가 변동성이 높았던 이란 핵 리스크와 유럽 금융위기 시절을 포함해도 배럴당 78~108달러 수준에서 움직였기 때문에 현 가격대는 급락하거나 급등할 여지가 현저히 낮다"고 분석했다.
귀금속의 경우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종료 가능성에 따른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가격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 연구원은 "최근 이탈리아의 정국 불안과 키프로스 이슈를 비롯한 유럽재정위기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 의해 귀금속가격이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 있지만, 제한적인 상승에 그칠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투자 수요와 중국의 귀금속 수요 등을 포함한 꾸준한 수요가 가격 하단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금은 2011년 4분기 이후 온스 당 1550~1800달러 사이에서 등락하고 있다"며 "저점이 상당히 견고한 것이 특징"이라고 언급했다.
[1분기 원자재 상품별 가격 동향]
(자료=우리투자증권)
◇ DLS, 수익 보장·조기상환 가능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이 급락할 것 같지도 않고 급등할 것으로도 기대되지 않는 상황에서 DLS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DLS는 상품가격이 일정수준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제시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만들어진 DLS 상품들은 기초자산인 원자재가 정해진 기간에 45%이상 하락하지 않는다면 원금을 보장하는 경우가 많다"며 "WTI는 배럴당 50달러, 금값은 온스당 880달러, 은값은 온스당 16달러까지 하락해야 원금손실이 발생하게 되는데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유가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가 새로 오거나, 귀금속은 양적완화 종료와 함께 금리 인상이 시행되야 발생할 수 상황이라는 것.
장 연구원은 "원자재관련 ETF와 펀드는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는 대로 높은 수익률 추구가 가능하다"면서도 "원자재가격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는 측면에서는 가격하락에 노출돼 있는 ETF와 펀드보다는 가격하락 위험이 방어되는 DLS 투자가 유효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DLS의 경우 상품설계에 따라서 원금보장형이 가능해 가격하락에 있어 안정성이 확보된다"고 덧붙였다.
조기상환이 가능하다는 측면도 부각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조기상환이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입시점부터 조기상환일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많이 떨어지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라며 "급등을 기대할 수 없어도 급락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원자재는 DLS에 최적의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상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조기상환을 통해 연 8~15%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6개월마다 돌아오는 시점에서, 즉 만기 전에 조기상환된다면 투자전략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ETF로 대응하자는 전략도 제시됐다.
장 연구원은 "일시적인 안전자산 선호 증가와 수요 증가로 인해 금가격과 국제유가가 각각 2분기와 3분기에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대응이 가능한 ETF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원자재 상품은 투자자의 목적, 성향에 따라 투자전략을 세워볼 수도 있다"며 "위험성향이 높고 단기간 자금을 운용할 목적을 가진 투자자라면 원자재관련 ETF를, 위험성향이 다소 낮고 장기간 자금을 운용할 목적이라면 원자재지수 연계 DLS가 적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올해 유가와 금 가격 전망]
(자료=우리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