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6개월째 동결하면서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 추세도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주요 은행들은 이번 금리 동결로 국고채 금리가 급등한데다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이미 예금금리를 낮춰왔기 때문에 현재 예금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요인이 없다는 입장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통위는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까지 나서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했던 터라 대다수 전문가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했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기준금리 동결로 11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15%포인트 오른 2.63%로 마감했다. 12일에도 기준금리 동결 여파가 계속되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4bp(1bp=0.01%) 오른 연 2.67%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 5일 연 2.44%까지 하락했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금리 동결과 함께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자 은행들은 당분간 예금금리 인하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됐다면 예금금리 인하를 검토했겠지만 3월 금통위 이후 빠진 국고채 금리가 현재 회복되고도 남은 상태여서 당분간 예금금리를 낮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5월 금통위 이전에 은행 내부 사정에 따라 금리를 변경할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특별히 금리 인하 이슈를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예금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분이 반영됐기 때문에 당분간 예금금리 인하가 불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 은행들이 이미 예금금리를 평균 2.3~2.4% 수준으로 낮춰 (금리 인하가) 시장에 선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로 금리를 낮출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은행 예금금리에 정확히 반영되지 않아 만기 기간에 따른 구간별 금리 조정 여지는 남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다수 은행들이 금통위 이전,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낮췄다.
은행연합회 예금금리 비교공시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YES큰기쁨예금 금리를 3월19일 2.6%에서 지난 4일 2.5%로, e-파트너정기예금 금리를 같은 기간 2.9%에서 2.75%로 인하했다.
한국씨티은행은 프리스타일예금과 자유회전예금 금리를 각각 3월14일 2.5%에서 금통위가 열린 이달 11일 1.9%로 낮췄다.
산업은행은 3월21일 연 3.2% 금리를 제공하던 KDB드림 정기예금 금리를 이달 9일 3.15%로 낮췄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19일 연 2.9%의 금리를 제공하는 왈츠회전예금2 상품 금리를 이달 2일 2.80%로 0.1%포인트 인하했다. 대신 상대적으로 가입 조건이 까다로운 채움정기예금 금리를 같은 기간 2.8%에서 2.85%로 0.5%포인트 올렸다.
하반기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예금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은 하반기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자산 운용이 어렵고 시장에 자금이 넘쳐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예금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