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자본시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와 먹거리 창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사별 쏠림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업황 부진에 시달리는 증권사의 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증권사들의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금융위원회는 증권사 영업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탄력적 인가 정책을 통한 구조조정 지원 ▲영업규제 개선 ▲증권 유관기관 수수료 인하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대형 증권사들은 투자은행(IB)으로의 성장 경로가 열렸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구조조정 활성화를 통한 특화된 모델로의 전환 발판이 마련됐다.
대형사들은 자문·주선·대출 집행 등의 업무를 통해 해외 프로젝트금융(PF)과 인수합병(M&A) 분야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뉴스토마토)
대형사가 IB 업무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면 중소형사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는 등 구조적인 재편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계획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8일 "금융위가 대형 증권사에 IB역할을 기대하고 있지만 투자은행 사업에서 창출할 수 있는 이익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기업금융(포괄적 IB)을 통한 금융상품 제공과 리테일을 통한 상품 판매라는 시너지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중소형사 영역에서의 대형 증권사의 역할 축소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사들의 업무 영역 확장이 기존에 영위하던 업무 비중을 줄이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면서 "파이를 나누는 것보다 특화된 영역을 정해서 집중하는 것에 더 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로 인해 대형 증권사들의 부담이 줄었다. 그 동안 대출을 확대는 데 NCR이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증권가에서는 NCR 제도 개선으로 인해 우리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CR은 간접적인 증자 효과가 있는 만큼 NCR여럭이 낮은 중소형 증권사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039490)이 대표적이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증권사 영업 활력 지원책이 당장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강승건 연구원은 "중소형 종합증권사의 대주주 중 대형사로 성장하려는 의지를 가진 곳이 있고 노조와의 관계 등을 감안할 때 당장 실효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현실화될 경우 대형 증권사 중심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증권업 육성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효과를 확인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