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불황? 선박펀드에 투자자 '우르르'

입력 : 2013-05-10 오전 7:00:00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해운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선박펀드 모집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투자증권이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모집해 청약 마감한 하이골드오션12호 선박펀드는 청약결과 모집금액 663억원을 넘어선 772억의 자금이 몰렸다.
 
선박펀드는 일반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선박을 건조해 해운사에 빌려주고 용선료를 받거나 선박가치 상승시점에 선박을 매각해 차익 남기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전문가들은 "해운경기가 불황으로 일부 선박펀드가 분배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사업성을 잘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선박펀드 첫 상장폐지에도 투자자들은 왜?
 
해운업황 부진이 장기화 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선박펀드 3개가 상장폐지됐지만, 투자자들은 저금리 시대 투자대안으로 선박펀드를 찾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선박투자회사인 코리아퍼시픽05호와 06호, 07호 3개 종목이 상장폐지됐다.
 
이들 선박펀드는 올해 총 245억원의 대규모 당기 순손실을 냈고, 그간 수익분배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아퍼시픽05호는 9년간 연 9%, 06호는 5년간 연 7.5%, 07호는 연 8~10.42%의 수익률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 2011년부터 수입분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번에 모집한 하이골드오션12호 선박펀드는 5만7000재화총화물톤수(DWT) 수프라막스 2척을 건조해 현대상선(011200)과 장기용선계약을 체결해 매월 연 7.0% 수준의 배당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선박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모두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지급한다는 점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박경기를 보고 접근한 수요는 아닌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에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일정한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관심이 쏠리면서 선박펀드가 주목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또 "선박펀드의 세제혜택도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박펀드는 내년까지 배당소득이 발생했을 때 투자금액 1억원까지는 5.5%, 1억원이 넘는 금액에는 15.4%의 분리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해운업황 바닥..선박펀드 투자 괜찮은 시기"
 
전문가들은 해운업황이 바닥인만큼 지금 선박펀드에 투자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하이골드오션12호의 경우 BDI지수가 역사적 최저점 수준인 850~890 정도에서 투자를 실행해 그 어느 때보다 선박펀드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선박잔존물가치보장보험 RVI(Residual Value Insurance)에 가입해 선가하락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운지수의 역사적 주가순자산비율(PBR) 저점은 0.6배 수준으로, 최근 밸류에이션은 0.7배로 추가하락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내다봤다.
 
양 연구원는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5월~7월 상승이 예상되고, 발틱운임지수(BDI)는 하반기 회복이 예상된다"며 "선가도 2008년 대비 40%가량 빠진 상황으로 지금 선박펀드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선가상승은 용선료 상승으로 이어지고, 운임지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운지수 움직임
(자료제공=대신증권)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해운 경기 부진으로 분배금이 지급되지 못한 펀드도 있는 만큼 해운 경기와 함께 우량한 해운사에 투자하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연구원은 "상장된 선박펀드의 경우에는 거래량이 매우 적은 수준으로 환금성이 원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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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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