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하락 압력 우위 속에서 1080원선까지 내림세를 지속해오다가 주 후반 달러·엔이 100엔대를 돌파하면서 상승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이 대외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엔화 동향에 주목하며 달러·엔과 연동된 장세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림세 지속하던 원·달러, 엔저 여파로 급등 전환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에도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강화되면서 재차 레벨을 낮추다가 달러·엔 100엔대 진입에 따른 엔화 약세 영향으로 상승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 초중반 원·달러 환율은 위험선호 심리로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유입되면서 하락했다. 다만 엔·원 환율이 1100원선에 근접하면서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수요 유입이 하단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주 후반에 접어들면서 4 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하던 환율은 급상승하며 방향을 틀었다. 특히 10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무려 15.1원 급등한 1106.1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청구 건수가 2008년 1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함에 따라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데다 달러·엔 환율이 4년 만에 100엔대를 돌파하면서 역외 매수가 대거 유입된 영향이 컸다.
<주간 원·달러 환율 차트>
◇달러당 100엔 지속 여부 주목..달러·엔 연동장세 전망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은 대외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글로벌 달러화 움직임과 연동된 모습을 지속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엔 움직임을 살피며 엔저에 따른 당국 개입 여부 및 역외 매수 유입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주언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엔과 연동돼 움직이는 모습”이라며 “달러·엔이 100엔대를 상향돌파하고 엔·원 재정환율이 1100원선 아래로 떨어짐에 따라 당국의 환시 개입 강도도 강해질 것으로 예상돼 당국과 엔화 움직임 동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엔화 약세에 따른 국내 펀더멘털에 부정적 시각으로 인해 역외 매수가 이어지고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면 상승 압력이 지속되겠지만, 주요국의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풍부해져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될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수출업체의 고점네고 물량 유입과 국내 조선업체들의 러시아 LNG선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라 환율의 양방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며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은 1090원~1115원선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음 주에는 미국 소매판매지수(13일), 유럽재무장관회담(14일), 유로존·독일 ZEW 경기신뢰지수(14일), 독일·프랑스 분기별 GDP 예상치(15일) 등의 대외 경제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 경제지표 및 달러·엔과 방향성을 같이 하고 있어 다음 주 발표될 대외 경제지표 결과와 엔화 동향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이틀 연속 급등한 레벨 부담이 있는 가운데 하락 요인이 부각되면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