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불산누출사고가 두 차례나 발생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직접 찾았다.
의원들은 사고 책임소재와 관련해 메모리반도체 담당 총괄인 전동수 사장의 사퇴까지 언급했고, 삼성전자측은 안전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투자를 약속하며 고개를 떨궜다.
신계륜 위원장을 비롯해 환노위 소속 국회의원 8명은 13일 오후 환경부와 고용노동부 차관을 대동해 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을 찾아 사태 수습상황을 점검했다.
신 위원장은 "1월에 1차 사고가 발생한 뒤 같은 장소에서 2차 사고가 또 발생했다"며 "국내 대표적 기업인 삼성에서 두차례나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사고 직후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전동수 사장의 책임을 추궁했다.
김 의원은 "전동수 사장이 '난 돈만 벌면 되잖아'라고 했던 발언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며 "삼성전자가 어떤 기업인지를 드러내는 사건이었고, 전 사장이 책임져야 할 멘트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윤창중 전 대변인 사건으로 나라가 발칵 뒤집히고 윤 전 대변인은 사의를 표명했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도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도 사과했다"며 "도대체 불산 사태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을 지고 누가 사퇴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은 전동수 사장의 발언이 갖는 사회적 의미에 대해 삼성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산업안전보건법을 2000여건이나 위반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상황에서 '아 삼성 경영진들의 마인드는 돈만 벌면 된다는 거구나'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확인해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의원들의 강도 높은 비판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었다.
이어 권 부회장은"이번 사건을 계기로 환경과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둘 것"이라며 "이를 위해 위헌요소 관리와 안전분야에 관감히 투자할 것이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고의 안전사업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권 부회장은 그러나 전동수 사장의 사퇴 등 사고책임문제에 대해서는 "죄송하다. 할 말이 없다"며 "검토해 보겠다"는 짧은 답변만 남겼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13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을 찾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동수 삼성반도체 메모리사업부 사장 등으로부터 사고경위에 대한 설명을 듣고있다.(사진=곽보연 기자)
◇권오현 부회장과 전동수 사장이 환노위 소속 의원들에게 사고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곽보연 기자)
의원들은 삼성 고위층에 불산사고 관련된 질의응답을 마친 뒤 오후 5시30분쯤 불산 사고가 발생했던 화성사업장으로 이동, 10분여간 현장을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