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한 카드사로부터 보험관련 상품 가입을 권하는 전화 한통을 받았다. 박씨는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신용카드가 아직 해지되지 않은 사실을 알았다. 박씨가 자동해지되는 날짜를 묻자 상담원은 "사용실적이 1년 넘게 없지만 아직 해지 대상으로 나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휴면카드 자동해지가 지난 3월부터 시행됐지만 일부 은행에서는 해지작업을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3월부터 휴면 카드에 대해 회원이 별도 해지 의사를 밝히지 않아도 카드사들이 자동으로 해지 절차를 진행토록 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휴면카드는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무실적 카드를 말한다.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에 대해 1개월 내에 서면, 이메일 등으로 사용 의사를 확인하고, 회원의 의사가 없을 시 사용정지 조치 후 3개월 후 계약을 해지해야한다.
휴면카드를 줄이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내놨지만, 일부 은행에서는 휴면카드 정리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지 않는 것.
C카드 고객상담원은 "1년 넘게 사용실적이 없다고 고객에게 휴면카드 정지 혹은 해지 내용을 통보하지 않고 있다"며 "고객에 따라 2년동안 실적이 없어도 자동해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휴면카드 자동해지에 대한 기준은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사들이 휴면카드 정리에 대해 소극적인 탓에 휴면카드 수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올해 4월말 기준 카드사(겸영은행 포함 20개사)의 휴면카드는 2343만장이다. 지난 2011년 3000만장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은 수가 감소했지만 지난 1월말(2355만장)과 비교해 거의 줄지 않았다.
금융사에게 휴면카드 정리작업이 달가울 리 없다. 회원수는 시장 점유율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기존 회원 고객정보를 수단으로 영업활성화 등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발급 기준, 카파라치 등 각종 규제로 신규고객 모집이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기존고객을 통한 마케팅에 금융사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