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이벤트가 진화하고 있다. 어려운 경기를 반영해 상품보다는 현금이나 상품권 등 유가증권 지급이 늘고 있다.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의 거래를 독려하기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벤트 참여를 통해 주식거래도 하고 현금도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인 셈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의 이벤트가 아이패드·스마트폰·텔레비전(TV) 등 고가 상품에서 현금·상품권 등 유가증권으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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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006800)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전화자동응답시스템(ARS)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삼성자산운용사의 코덱스(KODEX)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매한 고객들에게 추첨을 통해 5만~20만원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온라인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가입 고객 활성화를 위해 모든 가입 고객에게 파리바게트 상품권 등 사은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대신증권(003540)은 모바일주식거래 앱인 크레온을 이용해 신용융자나 대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원스탑 신용대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용 거래와 대출 이용금액에 따라 1만원에서 최고 1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한다.
또
KT(030200)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가 대신증권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통신비를 결제하겠다고 약정하면 가입 축하금 5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자사가 추천하는 8종의 펀드에 가입할 경우 가입 금액에 따라 1만~3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서울시 염창동에 거주하는 김모씨(35세)는 "보통 비싼 제품들은 추첨을 통해 한 명에게만 지급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지만 현금이나 상품권은 기준만 충족하면 지급해주는 경우가 많다"면서 "어버이날 선물로 부모님들이 선물보다 현금을 선호하는 것처럼 현금 이벤트가 더 좋다"고 말했다.
최근 거래대금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사들은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HTS의 특성상 한 번 유치한 고객은 장기간 유지됐으나 MTS는 상대적으로 사용이 쉬워서 경품을 노리고 '증권사 갈아타기'를 하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손해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 없어 이벤트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새로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 중 실제 거래를 하는 고객은 절반도 안될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증권사들이 앞다퉈서 MTS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어 제 살 깍아 먹는 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