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MBC 월화드라마(극본 강은경, 연출 신우철)이 배우들의 호연과 다양한 볼거리, 대사 속에 녹아 있는 메시지로 인기를 높이고 있다.
주인공 이승기와 배수지를 비롯해 중견 배우 이성재, 유동근, 조성하의 연기는 극을 이끄는 중심에 있다. 이 외에도 어린나이의 복수에 불타는 박청조 역의 이유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마봉출 역의 조재윤, 악의 화신 구월령 역의 최진혁 역시 짧은 등장임에도 불구,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MBN 시트콤 '뱀파이어 아이돌'로 데뷔한 이유비는 중견 여배우 견미리의 딸로서도 많이 알려졌다. 이유비는 매회 이성재와 이승기, 다른 기생들과의 대립을 통해 신스틸러로 거듭나고 있다.
이유비의 장점은 아버지를 잃어 춘화관 기생이 된 청조의 분노와 한을 풍부한 감정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빠 태서(유연석 분)을 살리기 위해 원수 같은 조관웅과 잠자리를 하고 조관웅을 쏘아부치는 눈빛이나, 천수련(정혜영 분) 앞에서 한이 실린 슬픔을 표현하는 장면, 조관웅에게 "나으리의 심장을 찔러 죽여버릴 것이야"라고 내뱉는 장면, 첫사랑인 강치가 신수임을 알고 실망해 비아냥 거리는 장면 등 그는 매씬 등장할 때마다 캐릭터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고 있다.
조재윤은 '구가의 서' 내에서 호시탐탐 강치를 노리는 왈패 마봉출을 연기한다. 이미 SBS '추적자'에서 맛깔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은 그는 '구가의 서' 내에서 특유의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재미를 보태고 있다.
마봉출은 조관웅의 명을 받고 최강치를 죽이려 했으나, 오히려 신수로 변한 강치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았다. 그 때 정신을 차린 최강치가 마봉출을 살려냈고, 그는 그 은혜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지난 12회에서 최강치와 담여울이 다른 왈패로부터 시비를 받자, 갑자기 나타나 강치를 도우며 윙크를 사정없이 날리는 장면은 큰 웃음을 안겼다. 앞으로 등장인물들의 갈등이 커져 다소 진지하게 진행될 수 있는 '구가의 서'에서 틈틈히 재미를 안기는 마봉출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남은 '구가의 서'에서 갈등의 중심이 될 구월령(최진혁 분)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조연일 것이다. 이유는 그가 등장할 때마다 긴장감이 강하게 흐르기 때문이다.
극초반 윤서화(이연희 분)와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갔던, 구월령은 11회부터 본격적으로 모습을 보였다. 사랑했던 서화의 배신으로 위기를 겪은 그는 인간에 대해 한을 품고 "모든 것을 소멸해 버리겠다"는 악의 화신으로 바뀌었다.
분량이 많지 않음에도 최진혁은 구월령이 갖고 있는 분노를 눈빛과 분위기만으로 전달하고 있다. 구월령의 등장은 섬뜩함으로 연결된다. 또 10회 마지막 장면에서 단순히 눈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구월령은 많은 이슈를 낳았다. 또 최진혁은 여울과 대치한 장면에서 다소 느끼할 수 있는 표정을 보이며 캐릭터를 풍성하게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