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화장품 '빚좋은 개살구'..이니스프리 '실속'

입력 : 2013-06-18 오전 11:14:26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화장품 시장의 장기 불황에도 고성장을 이어오던 중저가 업체마저 매출에 비상이 걸렸다.
 
마케팅 비용 과다로 출혈로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결국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장사를 한 셈이다.
 
강력한 프로모션 정책이 저가 화장품 전성시대를 이끈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값 할인, 1+1 행사가 점차 보편화 되고, 이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돼 버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관련 시장은 물량 증가로 인한 매출액 증가가 두드러졌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역신장 추세를 그리고 있다.
                                  
                                                   < 브랜드샵 실적 추이>
 
 
 
 
실재로 에이블씨엔씨(078520)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11% 증가한데 반해 영업이익은 36% 급감했다. 경쟁 심화에 따른 판촉 효율성 감소와 광고비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뛰드 역시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6% 줄어들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올해 1분기 브랜드샵 업계 매출 1위를 올린 더페이스샵은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이도 매출액 성장 대비해서는 떨어지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비 집행 강화가 물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건전한 투자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침체돼 있는 소비 진작을 위해 프로모션을 강화전략을 펼 수 밖에 없고 이것이 곧 제 살 깍아먹기식 경쟁으로 변질되면서 수익성을 갉아먹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저가화장품 브랜드의 출혈 결쟁 속에서 이니스프리의 독자적인 성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48%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무려 40%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한 것.
 
이니스프리는 아모레G(002790) 자회사로 모회사의 또 다른 자회사인 ODM/OEM 생산 업체(코스비전)를 통해 유기농 등 고급 원료가 포함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타 경쟁업체와 다른 제품 차별화 전략을 통해 브랜드 로열티를 형성하며, 중저가 화장품의 가격 경쟁시장에서 벗어난 독자적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고유의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로열티를 보유하고 있는 이니스프리가 향후에도 중저가 화장품을 상회하는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샵 출점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신제품 부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저가화장품 업체들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며 "무조건 많이 팔고 보자 식의 할인경쟁으로 치우치는 구조가 아닌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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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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