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수천억원대의 비자금 조성·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검찰에 출석했다.
이 회장은 25일 오전 9시35분쯤 변호인과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현재의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또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거나 이와 관련된 보고를 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검찰에서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미술품 매입과 관련해 서미갤러리와 거래를 많이 한 이유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횡령 또는 배임혐의를 인정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었다.
2008년 드러난 비자금이 故이병철 회장의 상속재산이었다는 기존 입장이 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어 개인 비리 때문에 전·현직 임원들이 공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검찰에서 얘기하겠다"고 말하고 서둘러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이 회장을 상대로 그룹차원의 비자금 조성을 지시한 바 있는지, 비자금의 정확한 규모와 용처, 탈세 경위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이 회장에 대한 검찰조사는 이날 밤 늦게 혹은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 회장은 해외 법인이나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한 국외 비자금 운용으로 280억원, 차명계좌 주식 거래 등으로 국내 비자금 230억원을 운용하는 수법으로 총 510억원 상당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또 해외 법인을 이용해 CJ제일제당과 위장거래를 하는 수법으로 1998년부터 2005년까지 CJ제일제당 법인 자금 600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아울러 일본 도쿄 아카사카에 위치한 빌딩 2채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CJ일본법인 건물을 담보로 제공해 350여억원의 손해를 회사의 끼친 혐의와 서미갤러리를 통해 2005년부터 1400억원대 고가 미술품을 사들이면서 가격을 부풀리거나 거래 내역을 누락하는 수법 등으로 비자금을 운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이 회장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지난 8일 구속 수감된 신모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57)을 기소할 방침이다.
신 부사장은 이 회장의 핵심측근으로, 이 회장과 공모해 비자금 조성·운용에 깊숙이 개입하고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세포탈 및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전재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