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대기업 총수로는 올해 첫 검찰 수사를 받았던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이 18일 구속기소되면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재벌기업 회장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지난 2010년 가장 먼저 검찰 수사를 받았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2심을 마친 후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돼 2심에선 징역 3년으로 감형됐다.
김 회장은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다가 기각됐으나, 지난해 1월 남부구치소가 건의한 구속집행정지를 재판부가 받아들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왔다. 김 회장에 대한 구속집행정지 만료일은 다음 달 7일이다.
앞서 김 회장은 1993년 불법 외화유출 혐의로 처음 대검 중수부에 구속되기도 했으며, 이 외에도 2007년에는 '보복폭행' 사건으로 다시 세간의 이목을 받은 바 있다.
◇왼쪽부터 김승연 한화그룹회장, 최태원 SK그룹회장, 이재현 CJ그룹회장
핵심 인물들의 '진술 번복'으로 논란을 빚어온 SK그룹 사건은 항소심 결심을 앞두고 있다.
2011년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1심 재판을 받아 왔으나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4년의 중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최 회장도 이번 횡령 사건으로 처음 형사법정에 선 것은 아니다.
10여년 전인 2003년 1조 50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이후 항소심에서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된 바 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도 2011년 잇따라 구속됐다.
'재벌 회장은 집행유예'라는 공식은 최근 몇몇 총수의 사례만 봐도 깨진 관행이 됐다.
연이은 대기업 총수의 구속에 '기업 때리기'라는 재계의 비난과 함께 수사 담당 부장검사가 사퇴하는 일도 있었지만 검찰은 재벌 총수를 횡령 등 혐의로 기소하고, 법원은 실형을 선고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재현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본사 압수수색이 이뤄진지 59일만에 빠르게 전개 됐다. 더구나 검찰은 이 회장을 조사한 다음 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회장은 강화된 대법원 양형기준이 첫 적용되는 대기업 총수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새 양형기준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의 경우 포탈세액이 200억원 이상이면 형을 5~9년으로 정하고 있다. 또 회사 돈을 횡령·배임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횡령)는 횡령·배임 액수가 300억원 이상인 경우 징역 5∼8년이 기본형이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 회장은 546억원의 조세포탈 혐의, 963억원의 국내외 법인 자산을 횡령한 혐의, 해외법인에 569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그대로 법원에서 혐의가 확정되면 이전의 조세포탈범들에 비해 무거운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에 대한 재판은 8월 중순쯤부터 본격적인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