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 파행에 잃을 것 없는 새누리, 장외투쟁에 '여유'

윤상현 "우린 국조에 최선..민주당이 계획적 파행"
권성동 "1일 낮 12시까지 우리 요구 수용 안하면 국조 취소"

입력 : 2013-07-31 오후 7:02:12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국정조사가 무산돼도 잃을게 없는 새누리당은 민주당 장외투쟁를 역으로 국정조사 파행이라고 비난했다.
 
국정원 국정조사는 여야가 증인 채택과 증인 사전 동행명령 확약 여부로 이견을 보이면서 난항을 겪었다. 결국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31일 장외투쟁을 선언했다.
 
그 동안 국정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새누리당이 요구했던 김현•진선미 의원 제척, 국정원 기관보고 비공개 요구 등을 양보했던 것과 달리,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파행시키려고 한다고 공격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수석부대표는 이날 “국정조사에서 터무니 없는 의혹들을 확대 재생산해 대선 불복 정치 공세 장으로 만들려다 목적을 이루지 못하자 불리한 판을 뒤집어 엎어버리겠다는 것”이라며 “국정조사를 민주당 스스로 포기하는 국정조사 자폭행위”라고 비난했다.
 
윤상현 수석은 민주당 장외투쟁을 선언 후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순조롭게 이끌기 위해 (증인 사전 동행명령 관련) 야당 요구를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이 민주당에 양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파행시키는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민주당이 요구한 대로 현직 의원(김현•진선미 의원)들의 증인 출석 요구를 빼고 민주당도 국정원 댓글사건과 관련 없는 김무성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 증인 출석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이 보낸 합의서 초안 2항에 여야는 증인들이 청문회에 반드시 출석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 국정원장이 국정원 전현직 직원의 청문회 출석 및 증언을 문서로 보증하도록 조치를 취한다고 했는데, 현직 직원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전직 직원에 대한 국정원장 출석 강제는 직권남용이기 때문에 삭제하고 전직 직원은 증언하는 것에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합의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증인이 불출석 할 경우 무조건적인 동행명령장 발부는 국회법 위반이기 때문에 법문 내용 대로 증인이 청문회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 할 경우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것으로 합의 보자고 했는데, 민주당이 갑자기 김무성, 권영세 두 사람의 증인채택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정조사가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며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김현•진선미 의원을 증인에서 빼달라는 요구를 한번도 한적이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감출 것이 없다면 김현•진선미 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새누리당도 김무성 의원•권영세 대사도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또 민주당은 증인 불출석에 대한 동행명령장 확약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국정조사장으로 부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이번 국정조사에서 원세훈•김용판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으면 국정조사 의미가 없다는 사실은 전 국민이 알고 있다”며 “새누리당이 재판 진행을 이유로 원세훈•김용판에게 국정조사에 나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다”며 동행명령 확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장외투쟁이라는 민주당의 강공에 역시 강공으로 맞섰다.
 
권 의원은 “내일 12시까지 우리가 제안한 내용을 수용하면 국정조사가 정상화되고, 수용하지 않으면 민주당 간사와 접촉하지 않고 국정원 기관보고 일정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전혀 양보할 의사가 없어, 5일 예정됐던 국정원 기관보고는 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지난 3월 정부조직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검찰수사가 끝나면 국정원 국정조사를 실시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이후 국정원 요원 감금 논란 등 대선개입과 별개 사항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국정조사를 반대하다가 여론에 밀려 국정조사를 승인했다.
 
이후 새누리당은 국정원 국정조사에 물타기를 하기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포기 의혹을 재부각시켰고, 민주당의 '귀태' 발언을 막말이라고 시비를 걸어 국정조사 진행을 멈춰버리는 등 국정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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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