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폴리실리콘 업황 회복이 더뎌지면서 OCI가 폴리실리콘 증설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달 중국 상무부의 폴리실리콘 반덤핑 예비판정이 나오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중국발 공급과잉은 여전해 폴리실리콘은 Kg당 20달러 미만에 머물러 있다.
폴리실리콘에 한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OCI 역시 불황의 늪은 예외가 아니었다.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폴리실리콘 부문이 하반기 들어서도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
그러면서 설비투자 등 증산계획은 자연스레 보류됐다.
OCI(010060)는 지난 21일 공시를 통해 폴리실리콘 제조설비(Debottlenecking)의 증설 투자를 업황 회복 시점까지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OCI는 지난해 6월 1165억원을 투자해 1만톤 가량의 증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OCI는 당시 증설을 통해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 판매가격을 Kg당 2달러 가량 낮출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끝내 증설계획을 연기했다. 원가 절감도 필요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태양광 시장의 회복이 더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Kg당 2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가 절감을 해봤자 수익으로 연결되기는 어렵다. 자칫 과잉공급만 부추길 경우 수급 상황은 더욱 꼬일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OCI가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최소 20달러 선에서 형성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OCI의 생산원가는 20달러 초반. 다만 장기공급계약 물량이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있는데다, 이 경우 시장가 대비 높은 가격으로 폴리실리콘을 공급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은 더디기만 하다. 태양광 가격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18.23달러를 기록했다. 올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7개월 간 폴리실리콘 평균 판매가격은 16.82달러였다. 이달 후반 들어서야 겨우 16달러 선에서 벗어났다.
이는 근본적으로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중소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늘어난 물량을 시장에서 소화조차 못하고 있다. 기대했던 중국 업체들의 구조조정마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요가 정상 회복된다 해도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설치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결국 근본적인 문제였던 공급과잉이 풀리지 않고 있어 가격 상승은 요원한 상태"라며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회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결국 공급과잉이 풀리지 않으면 그 시기는 점점 늦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OCI 내부에서는 내년 상반기쯤 돼서야 폴리실리콘 가격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용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부문의 공급과잉은 내년 들어 지속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태양광 산업은 완연한 업황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