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엔젤스, 3호펀드 출범..“벤처투자는 긴 호흡 마라톤게임”

입력 : 2013-09-04 오전 9:59:49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이제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이하 본엔젤스)는 최고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라 불릴 만하다. 스타트업이라는 용어 자체가 익숙지 않았던 2006년부터 활동을 한 것도 그렇지만 여러 성공사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엔젤투자 중심으로 이뤄진 1호 때는 윙버스와 미투데이가 NAVER에 매각되는 데 일조하며 국내에서도 실리콘밸리 형태의 벤처투자 생태계가 이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 투자자(LP)를 모아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선 2호 때는 15% 이상의 수익을 거두는 등 미래 연속성을 확신했다.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된 3호 ‘페이스메이커’ 펀드는 더욱 강력해졌다.
  
◇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 업계에서는 '가장 평판 좋은 벤처인'으로 통한다. (사진제공=본엔젤스)
 
먼저 LP로서 김정주 넥슨 회장, 이재웅·이택경 다음(035720)커뮤니케이션 창업자, 권도균 이니시스 창업자, 류중희 올라웍스 창업자 등 업계 유명인들이 대거 들어온 게 눈에 띈다. 기업으로는 NAVER(035420)와 벼룩시장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매체를 발간하는 미디어윌이 참여했다.
 
투자 사이즈도 커졌다. 모태펀드의 참여 없이 순수 민간자본으로 총 190억원의 출자가 이뤄진 것. 1호(24억)와 2호(70억)를 합친 것에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는 본엔젤스 경영진의 강력한 인맥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수년간 선구적 역할을 하면서 시장으로부터 깊은 신뢰를 이끌어냈고,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정책과 맞닿아 국내에서도 건전한 벤처투자 생태계가 일어나길 바라는 세간의 기대가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본엔젤스는 투자 포인트에 대해 “사람을 먼저 본다”는 기존 원칙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사업계획서나 재무제표보다는 창업팀의 능력, 의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 장병규 대표(), 강석흔 이사(), 송인애 이사(). 본엔젤스는 독특하게 이들 3명의 만장일치를 기반으로 투자를 집행한다. (사진제공=본엔젤스)
 
그는 벤처투자를 장기 레이스로 비유했다. 단기적으로 결과가 썩 좋지 못하더라도 이를 기반으로 많은 기회가 창출될 수 있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펀드명도 마라톤 선수들과 함께 뒤며 이들의 운동력을 끌어올리는 임무를 맡은 ‘페이스메이커’라고 지었다.
 
예컨대 틱톡의 경우 SK플래닛에 인수되고 나서 성과가 나날이 떨어졌지만 결코 실패사례가 될 수 없다. 검색엔진 ‘첫눈’이 NAVER에 인수되고 사라졌지만 창업팀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사업주역이 돼 강력한 모멘텀을 만들고 있듯이 많은 기회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틱톡 창업팀은 미국 현지에서 새로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일어나는 벤처투자의 과열양상에 대해 “거품을 걱정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며 “수도권 2000만명 수요와 글로벌 진출에 초점을 둔다면 얼마든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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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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