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유로존 산업생산 부진..EU 경제 어디로 가나

입력 : 2013-09-13 오후 12:36:36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유로존의 7월 산업생산이 예상 밖의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유럽 경제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지난 2분기 18개월 연속 경기침체를 종료하고 살아나기 시작한 유로존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로존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었으나 기업들이 여전히 투자를 꺼리고 있어 3분기 경제성장률이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로존 7월 산업생산 1.5% 감소..기업투자 ‘위축’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 7월 유로존 산업생산은 전월 보다 1.5% 감소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0.1% 증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유로존 산업생산 추이 <자료제공=유로스타트>
 
국가별로는 아일랜드 산업생산이 전달 보다 8.7%, 몰타가 6.7% 급감했고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전월 보다 2.3% 줄었다. 유로존 경제 2,3위국인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산업생산도 각각 0.6%, 1.1%씩 감소했다.
 
올라프 워트만 독일기계생산자협회(VDMA)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기업들이 유로존 회복에 대한 확신을 얻기 전까지 투자를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산업생산이 일제히 감소하자 향후 유로존 경제 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분기 경기침체를 이제 막 탈출한 유로존이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높은 실업률이 유로존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마이클 모리스 미쓰비시UFJ 주식 부문 대표는 "유로존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해야할 일들이 많다"며 "높은 실업률은 여진히 문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로존 실업률은 지난 5월 이후 지금까지 12%를 웃돌며 역대최고치를 보이고 있고 청년실업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그리스와 스페인의 청년실업률은 최근 50%를 넘어섰다.
 
유로존 위기를 불어일으킨 재정문제도 유로존 경기를 낙관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중이 올해 말 95%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8년 유로존 GDP 대비 부채 비중은 70%에서 급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부채국 문제가 악화되면 유로존 성장이 지연되고 급기야는 통화동맹이 붕괴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드라기 ECB총재 "안심할 수 없어..부양기조 지속"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부양기조를 유지하는 것도 유로존 경제를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5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ECB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필요하면 금리를 추가 인하하거나 유동성을 더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드라기는 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6%에서 -0.4%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여전히 경제 회복세는 미약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유로존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유로존 경제 성장을 낙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조사업체 센틱스에 따르면 유로존의 9월 투자신뢰지수는 6.5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마이너스 4.9와 전문가 예상치 2.8을 크게 상회한 수준이며, 2011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지수가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전일 마누엘 바로소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유럽 의회 연설에서 "이제껏 해온 성과를 부풀일 필요는 없지만 우리가 해온 일은 결코 작지 않다"며 유로존 경제는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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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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