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일본 정부가 법인세 인하를 통해 소비세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뉴스토마토 DB)
23일 외신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현행 5%인 소비세를 내년 4월 8%로 올리는 방안을 다음달 1일에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아베 내각은 소비세 인상에 따른 경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를 핵심으로 한 경기 부양책도 함께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의 법인세는 선진국 중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일본의 소비세는 회원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아베 총리는 오는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까지 부과하기로 한 동일본대지진 부흥 특별법인세를 1년 앞당겨 폐지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되면 유효 세율이 현재의 38.01%에서 35.64%로 내려가 약 9000억엔의 정부 세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계획대로 소비세 인상이 함께 시행된다면 8조엔의 세수가 추가돼 부채 감축을 위한 정부의 재정여력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법인세 인하 소식은 증시 투자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기도 한다.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무라증권은 법인세 인하로 도쿄증권거래소에 등록된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5.6%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험 회피를 위해 현금을 쥐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투자 역시 세금 감면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금 인하를 1년 앞당기는 것만으로는 큰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오는 2015년부터 추가 혹은 영구적으로 감면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아베 내각의 소비세 인상 및 법인세 인하 계획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일본 정부의 법인·소비세율 조정은 소비자들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기업들에게 지원해주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일본 재무성의 한 관계자도 "법인세 인하는 소비세 인상으로 힘들게 얻게 될 재정 신뢰도를 깨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