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이연숙 연세대학교 주거환경학과 교수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유니버셜 디자인'이 다원화사회를 추구하는 21세기 사회에서는 자연스운 흐름이 될 것이라는 내다봤다. '유니버셜 디자인'을 통해 노인의 자립을 도와 국가와 사회의 부담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교수는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3은퇴전략포럼'에서 "오늘의 사회는 기계중심적이 아닌 인간중심적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며 "공존을 추구하는 사회적 패러다임이 요구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유니버셜 디자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전의 패러다임이 굴뚝의 연기처럼, 사람이 다양하게 있는데 연기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표준이 중요했다. 그래서 표준에 속한 사람들만 보였고, 그것을 강요하는 패러다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21세기는 굴뚝의 안개가 걷히고 다양한 사람이 보이는 것이다. 어떤 모습이든 자신이 선택해 인위적인 디자인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연숙 연세대 교수가 26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3은퇴전략포럼'에서 유니버셜 디자인의 필요성을 설명했다.(사진=뉴스토마토)
이 교수는 "초기에 유니버셜 디자인이 태어났을 때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디자인'이었다. 그리고 다음에는 세금을 내는 모든 국민이 받는 혜택인 '모두를 위한 디자인' 개념으로 인식됐다. 앞으로는 누구나 굉장히 긴 기간의 노령을 겪으며 장애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을 제대로 못하면 국가와 사회의 부담으로 된다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인간의 삶은 자립-반의존-의존의 단계로 진행된다며 "자립적 노인 상태를 길게 하고 반의존과 의존형 상태를 짧게 하는 것이 유니버셜 디자인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자립 기간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인에이블링 프로덕트(Enabling Product)'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장애는 개인에게 있는 게 아니라 환경에 따라 장애를 갖지 않을 수 있다. 즉 환경과 인터랙션으로 장애가 정의되는 것"이라고 장애가 환경적 요인에 의해 극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제가 안경을 끼고 있다. 안경은 저로 하여금 정상적인 생활로 하게 만들어줘 저를 누구도 시각장애인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향후 노인들을 위한 유니버셜 디자인이 보편화되기 위해선 정부 각 부처의 복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