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장관 사퇴반려..'혼란 계속'

입력 : 2013-09-27 오후 7:05:08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정홍원 국무총리가 이를 반려하면서 진 장관 거취에 대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보좌관실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에 사임하고자한다"며 확실한 사퇴의사를 밝혔다.
 
'장관으로서의 책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주 내내 논란이 된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 총리는 중요한 시기에 장관의 사표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 총리는 진 장관의 입장표명 후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정부의 첫 정기국회가 진행 중이고 국정감사도 앞두고 있으며, 복지 관련 예산문제를 비롯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밝혔다.
 
최근 진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 나온 사퇴설에 대해 "무력감을 느꼈다고 주위에 털어놓은 것은 맞지만 공약 후퇴 책임이라는 것은 많이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이번에는 정홍원 총리가 "없던일로 하겠다"고 반려하면서 헤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듯 보이지만, 오히려 장관의 사퇴의지만 더 분명하게 표현됐다.
  
사실 진 장관의 사퇴의지는 지난 16일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부터 드러났다.
 
취임 6개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진 장관은 "본질적인 일을 하며 토론하기보다는 그때그때 터지는 복지이슈를 신경쓰기 바빴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예비비는 기획재정부, 특별교부세는 안전행정부 관할이다. 복지부가 주무 부처로서 책임은 있지만 실제로 권한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토로한 바 있다.
 
새누리당 3선 의원인 진 장관은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에 비서실장을 지냈고, 지난해 대선에서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맡으며 18대 대선공약에 직접 관여해왔다.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국정과제를 총괄했다.
 
진 장관의 사퇴와 관련해 민주당은 브리핑에서 "처음부터 공약 이행 의사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새누리당은 관련 논평을 내지 않았다.
 
진 장관은 이날 서울 계동 복지부에 출근하지 않았고, 야당 단독으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또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간부초청 오찬에도 배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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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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