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국감)대기업, 하다하다 산업용 전기마저 불법사용

입력 : 2013-10-23 오후 4:36:25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원가 이하의 전기료만 부담하는 대기업들이 심지어 산업용 전기를 불법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해당기업들은 30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었다.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제남(정의당) 의원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 받은 '2004~2013년 8월 용도별 위약 현황'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를 끌어다 일반용으로 사용하다가 적발된 대기업이 납부한 위약금은 총 293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삼성이 문 위약금만 291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LG(003550) 3200만원,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 2400만원, CJ(001040) 2100만원, 이랜드 6100만원, 인터파크(035080) 4700만원, S&T 400만원, 신세계(004170)가 400만원을 각각 납부했다.
 
제조 설비를 이전한 후 산업용 전기를 연구시설·사무실 등 일반 용도로 사용하거나 제조시설 내의 연구시설을 신고하지 않고 산업용 전기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용도별 판매단가(원/kWh)는 ▲주택용 123.7원 ▲일반용 112.5원 ▲교육용 108.8원 ▲산업용 92.8원 ▲농사용 42.9원 ▲가로등 98.9원 ▲심야전력 58.7원이다. 산업용은 전체 평균 가격인 100.7원보다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다.
 
김제남 의원은 "삼성과 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이미 원가 이하의 산업용 전기로 엄청난 혜택을 보고 있으면서도 일반용 전기를 사용해야 할 곳까지 불법적인 전기 사용으로 또 다시 수백억원의 이익을 챙겼다"며 "이는 결국 국민들의 혈세를 대기업들이 불법적으로 강탈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2001~2013년 8월 계약종별위반(산업용→일반용) 대기업 적발 현황(2회 이상)(단위:천원)
 
같은 기간 대기업을 포함한 전기 사용 위반 전체 건수는 9만3091건, 위약금은 1571억원으로 집계됐다.
 
위반 내용을 보면 종별위반이 5만9315건(921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무단사용·증설 2만6794건(443억원) ▲계기조작 1276건(43억원) ▲사용시간 외 기타 5706건(164억원) 등이다.
 
일반용 전기를 사용해야 하는 일반인 대상의 영어마을과 어학당·평생교육 시설·대학병원·기숙사 등에 교육용 전기를 끌어다 사용한 사례도 다수다. 특히 충북 소재 사관학교는 교육용 전기를 빼돌려 골프장에서 사용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농협의 경우 용도별 전기요금이 가장 싼 농사용 전기를 이용해 수입쌀 보관창고와 상품의 저온저장고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입쌀 등 직접 생산하는 농수산물이 아닌 상품의 유통은 일반용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김 의원은 "산업용·일반용 등 용도별로 사용하게 돼 있는 전기를 위반해서 사용한 것은 비정상적인 전기요금 때문"이라며 "용도별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고 왜곡된 전기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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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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