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3분기 영업손실 570억..고정비·판가에 발목(종합)

폴리실리콘, 가동률 줄이고 재고소진에 집중.."4분기 수급개선 기대"

입력 : 2013-10-23 오후 6:09:50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OCI가 올 3분기에도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부진을 벗지 못했다. 전 분기 대비 판매량이 늘었지만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와 판매가격 정체에 발목이 잡힌 게 컸다.  
 
OCI(010060)는 23일 3분기 매출액 7281억7700만원, 영업손실 569억8300만원, 당기순손실 634억97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인 2분기보다는 1.7%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는 3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추정했던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수준이다.
 
◇베이직케미칼, 폴리실리콘 부진에 발목
 
사업부문별로 보면, 폴리실리콘과 소다회, 특수가스 등이 속한 베이직케미칼 부문은 매출액 4799억원, 75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줄었지만, 직전 분기인 2분기 대비해서는 3%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직전분기 대비 모두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각각 540억, 405억원 적자에서 올 2분기 흑자로 돌아섰으나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올 3분기 전력사용 자제와 지지부진한 판가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분석된다.
 
OCI는 정부의 전력사용 감소 시책에 따라 부분적으로 가동률을 낮춘 석달 간 3000톤 규모의 재고를 소진하는 데 주력했다. 3분기 평균 가동률은 60%로, 2분기 90%에 비해 30%포인트나 하락했다.
 
여기에 폴리실리콘 공장의 정비까지 겹쳐 운영 측면에서 고정비 부담이 늘면서 제조 원가는 킬로그램당 5달러 가량 상승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폴리실리콘 판매가격 역시 2분기와 비교해 이렇다 할 반등을 보이지 못하면서 판매량 증가의 효과가 미미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재고 사정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말 기준 재고 규모는 2주치 정도다. 이우현 OCI 사장은 "적정 재고가 4~6주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몇 달 동안은 공장을 풀가동해야 한다"면서 "올 4분기부터는 가동률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본케미칼, 계절적 요인으로 수요 감소..4분기 기대
 
카본블랙과 벤젠 P/A 및 기타가 속한 카본케미칼 부문은 매출액 2853억원, 영업이익 3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5%, 7.9% 증가한 수치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영업이익이 5.8% 감소했다.
 
OCI 측은 "아시아 지역의 여름휴가와 추석연휴로 카본블랙 출하량이 소폭 감소했으나 다른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시현했다"고 자평했다.
 
OCI는 4분기 사업 전망에 대해 폴리실리콘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베이직케미칼 부문이 서서히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오는 11월과 12월 중국의 태양광발전 설치 수요 증가로 폴리실리콘 수요가 늘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카본케미칼 부문은 비수기인 4분기에 실시하는 연간 정기보수로 출하량 감소와 비용 상승을 예상했다.
 
이 사장은 "4분기로 갈수록 중국 시장의 주문량이 확실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다만 1군 업체들에 비해 재무사정이 좋지 않은 2군에 속한 셀과 모듈 업체들의 수요가 늘고 있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선별적으로 거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의 경우 4분기 태양광발전 설치 물량이 20%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4분기 역시 국내 전력 수급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3분기와 마찬가지로 고정비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OCI는 올 3분기를 기점으로 사업부문을 재분류했다. 기존에는 폴리실리콘과 석유석탄화학, 무기화학 및 기타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이후 베이직케미칼과 카본케미칼, 기타 등 세 부문으로 재편됐다.
 
베이직케미칼에는 폴리실리콘 외 소다회를 생산하는 OCI 와이오밍, OCI머티리얼즈와 노도실란 등을 포함한 특수가스, TDI(폴리우레탄원료), 과산화수소 및 기타 등을 한 데 묶었다. 또 태양광발전과 열병합발전소, 발광다이오드(LED) 사파이어잉곳과 흄드실리카 단열재 등을 합쳐 기타 분야로 재편했다.
 
특히 기타 부문의 경우 최근에 진출한 신사업 위주로 구성, 매출액과 영업이익 규모가 미미해 이번 분기엔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OCI는 이날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전 거래일 대비 5.2% 하락한 20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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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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